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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 우즈베크’도 밟고 싶은 러시아 땅

등록 2017-09-04 18:29

〔김창금 기자의 무회전킥〕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 스코어는 2-0이다.”

4일(한국시각) 타슈켄트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만난 우즈베키스탄의 한국계 회사 직원인 자심은 우즈베키스탄의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우리에겐 주장 오딜 아흐메도프가 있다. 그가 해결할 것이다”라고 했다. 노장 세르베르 제파로프에 대해 묻자, “그는 좀 늙었다. 전성기가 지났다”고 했다.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 누리집(홈페이지)에는 중국 상하이 상강에서 뛰는 아흐메도프의 이야기가 실렸다. 아흐메도프는 “한국과의 경기는 마지막 기회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아니면 우즈베키스탄은 축구를 그만해야 한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우즈베키스탄은 과거 연방의 큰집인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당당히 참가해 뽐내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입장에서는 한국은 악몽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한국이 이란에 0-1로 지면서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한국이 이겼더라면 우즈베키스탄은 사상 최초로 월드컵에 갔을 것이다. 자신들하고 만나면 늘 이기는 한국이 이란에 졌을 때 한국의 승전을 기대하던 우즈베키스탄 축구팬들의 실망은 컸을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 안방에서 난적 카타르를 5-1로 대파하는 괴력을 보였지만 의미가 없었다.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도 한국에 밀려 B조 3위가 되면서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과 같은 조에 걸리면 늘 ‘넘버 3’로 전락하는 게 우즈베키스탄의 처지였다. 국제축구연맹도 한국은 늘 우즈베키스탄의 불운이라고 평가했다.

월드컵 축구를 둘러싼 두 나라의 긴장과 달리 축구대표팀을 맞아들이는 태도는 지극하다. 대한축구협회 직원은 “사람들이 순수하고 친절하다. 아직 때가 묻지 않았다. 경기장 잔디도 좋고, 이동할 때 교통편 제공 등 편의도 잘 봐준다. 불편이 없다”고 했다. 이란 원정을 갔을 때 조명탑에 불도 들어오지 않고 울퉁불퉁한 훈련장을 내준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느껴진다.

축구는 감정을 격하게 만드는 스포츠로 국가 간 대결의식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인간의 기량을 겨루는 평화의 대결이다. 한국에서 일하다 6개월 만에 고향 타슈켄트로 돌아가는 고려인 3세 나탈리아 최는 “축구는 잘 몰라요. 하지만 한국이 이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자심과 무관심한 나탈리아 등 우즈베키스탄에는 여러 사람이 산다.

타슈켄트/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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