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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탓’이라며…‘북한의 부폰’은 몸을 낮췄다

등록 2017-12-13 09:06수정 2017-12-13 21:02

북한 골키퍼 겸 주장 리명국
남북전 패배 뒤 맏형다운 답변 눈길
“월드컵서 잘하라” 한국팀에 덕담도
북한 축구대표팀의 주장이며 수문장인 리명국이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 한국과의 경기에서 실점하자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북한 축구대표팀의 주장이며 수문장인 리명국이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 한국과의 경기에서 실점하자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12일 도쿄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남북 대결에서 패배(0-1)한 북한의 주장 겸 골키퍼 리명국(31·평양시체육단)은 경기 직후 카메라 앞에서 시선을 응시하지 못했다. 고개는 아래로, 옆으로 숙이면서 목소리는 한없이 가라앉았다. “제가 뒤에서 잘했어야 하는데 못했다”며 매우 쑥스럽게 말했다. 국내에서 경기를 중계한 아나운서는 “카메라 앞에 자주 서보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리명국의 짧은 인터뷰는 막연하게 알고 있는 북한 선수들을 조금은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일단 리명국은 그라운드에서 보였던 ‘성난 사자’의 모습과 달랐다. 북한 대표팀의 맏형 격인 리명국은 9일 일본전(0-1 패)에서 선수들을 사정없이 다그쳤다. 조금이라도 문전에서 위기 상황이 벌어지면 목소리를 크게 높이며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종료 직전 일본 선수의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휘어지면서 골을 내줬을 때는 허탈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12일 한국전에서도 팀의 중심으로 엄격한 ‘그라운드의 감독’ 노릇을 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드러난 그의 품성은 한없이 순진해 보였다. <스포티비> 현지 리포터의 경기 평가 질문에 대해, “아쉽게 실점을 당하니 선수들에게 힘이 못 되어주고 지난 일본과의 경기와 오늘 다 잘 못 했다”며 계속 자신을 탓했다. 노르웨이 출신의 예른 안데르센 감독에 대해서도 말을 텄다. 그는 “새 감독이 오고서 많이 달라졌다. 전술에 맞게 해줬는데 제가 좀 뒤에서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기장에서의 엄격한 일면과 달리 리명국은 남한 선수들과의 관계에서도 유연하다. 리명국은 이날 선수단 입장 직전 남한의 주장인 장현수한테 “월드컵 나가서 잘하라”라고 말했다. 전반전이 끝난 뒤에는 남한의 염기훈과 악수를 하는 등 다정한 모습도 연출했다.

16일 중국과의 최종전에서 1승을 노리는 리명국은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잘하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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