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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의 통역관 박일기씨

등록 2005-12-02 18:44수정 2005-12-03 14:26

아드보카드 축구대표팀 감독의 통역관 박일기씨
아드보카드 축구대표팀 감독의 통역관 박일기씨
“속사포 화법 애먹지만 축구가 좋아서”
딕 아드보카트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말을 잘한다. 말하길 좋아한다. 그리고 그 어떤 질문이라도 ‘줄줄줄’ 답변을 한다.

그런데 그의 영어는 만국어에 가깝다. 프랑스말 같기도 하고, 네덜란드 말 같기도 하고, 영어 같기도 하다. 때론 독일어에 가깝다. 여러나라 말을 구사하는 유럽인들의 특징이다.

달변·국적불명 영어·쉰소리에 불시질문도 대비해야
기계공학 전공…내친김에 공부 더해 축구행정가로

기관총 같이 쏟아대는 아드보카트의 말을 쉼없이 한국말로 바꾼다. 메모도 거의 안한다. 그러나 누구도 그의 통역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아드보카트가 취재기자들을 뭉뚱그려 “당신들도 대표팀의 일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축구철학을 한국말로 표현하는 박일기(29) 통역관이 있기에 가능했다.

아드보카드 감독이 해외출장간 틈을 타 박 통역관을 2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났다. 전임 조 본프레레 감독부터 통역을 해온 박씨는 단순히 영어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축구 전술이나 용어를 정확히 전달한다.

특히 아드보카트 감독은 기자회견 때 경기 중 전술의 변화 등을 ‘장황하게’ 설명하곤 한다. 왜 수비수가 3명에서 4명이 됐는지, 박지성은 왜 공격수에서 미드필더로 기용했는지 등을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설명한다. 그 때마다 박씨는 진땀을 흘리며 통역을 한다.

그래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씨의 축구지식을 종종 시험본다. 새벽에 영국에서 진행된 박지성과 이영표 출전 경기는 빼놓지 않고 봐야 한다. ‘툭툭’ 아드보카트 감독이 던지는 질문에 막히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드보카트 감독의 대부분 관심사와 대화 내용이 축구에 관련된 내용이기에 박씨의 긴장도는 더하다. 특히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 통역은 박씨를 애먹인다.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소리를 지른 아드보카트 감독의 영어는 특유의 쉰듯한 목소리와 섞여 알아듣기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박씨는 전문적으로 통역을 공부한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영어연수를 1년 다녀온 그는 우연히 통역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2001년부터 17살 이하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로버트 알버츠의 통역을 맡으며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박씨는 내친 김에 더 축구공부를 하고 싶어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부자구단’ 첼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FC포르투에서 잉글랜드 출신 보비 롭슨 감독의 통역으로 일하다가 세계적인 축구 지도자가 됐다. “축구라면 누구보다 좋아 합니다. 기왕 나선 것 앞으로 축구행정가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파주/ 글 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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