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16일 중국과의 2019 아시안컵 C조 3차전에서 후반 6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헤딩골로 연결시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장난으로 형들에게 이번 대회에서 ‘3골만 넣을게요’라고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오늘 골을 넣어 기분이 좋아요.”
2010 남아공월드컵 때 허정무호에서 ‘골 넣는 수비수’로 활약한 이정수의 ‘데자뷔’라고나 할까? 16일 저녁(현지시각)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후반 6분 중국에 헤딩골을 작렬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은 벤투호의 중앙수비수 김민재(23·전북 현대). 그가 경기 뒤 한 말이다.
부상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에 못 나가는 불운을 겪었으나 파울루 벤투 감독의 김민재는 이번 대회 3경기 2골을 넣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16강 진출에 견인차가 됐다. 지난 12일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에서는 전반 41분 홍철(수원 삼성)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바 있다. 2골 모두 멋진 골이었다. 골잡이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기록한 2골보다 어쩌면 더 값진 골들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그의 높은 점프력을 이용한 헤딩력은 가히 일품이다.
김민재는 경기 뒤 ‘골 넣는 수비수’로 불리는 것에 대해 “과분한 별명”이라며 “앞으로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한 경기라도 삐끗하면 탈락하기 때문에 수비수로서 실점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했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함께 붙박이 중앙수비인 김민재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 무실점으로 선방하며 수비에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내고 있다.
그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러시아 땅을 밟지 못한 아픔이 있다. 수비수이지만 이번 대회 전 A매치 11차례 출전해 1골도 기록하지 못했으나 이번엔 1m90의 큰키에서 나오는 명품 헤딩슛을 두번이나 보여줬다.
가야초(경남)→연초중(경남)→수원공고(경기) 출신으로 A매치에는 2017년 8월31일 이란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때 데뷔했다.
아부다비/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16일 C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3승) 2-0 중국(2승1패)
황의조(전반 14분·PK) 김민재(후반 6분·이상 한국)
키르기스스탄(1승2패) 3-1 필리핀(3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