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된 조제 모리뉴(55) 감독이 “이제 막강한 감독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영국의 <비비시>는 모리뉴 감독이 “(과거에는) 감독이 클럽의 정점에 있었고 권한이 막강했지만 그런 시대는 끝났다. 지금까지 감독직 제안 3곳에서 받았는데 새로운 팀들과 가장 먼저 얘기하는 것은 사야 할 선수나 예산이 아니다. (감독을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얘기한다”고 말했다고 20일(한국시각) 보도했다.
모리뉴 감독은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이나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구단의 지원을 잘 받고 있다”며 자신이 맨유 시절 그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암시했다. 그는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 도착하기 전에 선수가 얼마나 됐느냐? 자신의 철학을 따라줄 선수를 뽑을 수 있는 것과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리뉴 감독 역시 맨유를 이끌면서 폴 포그바와 로멜루 루카쿠 등을 영입하면서 4억파운드의 거액을 사용한 바 있다.
모리뉴 감독은 요즘 젊은 선수들의 예민한 성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훈련장에서 한 선수를 공개적으로 나무랐을 때, 그 선수가 내게 와 비난은 남들이 보는 데서가 아니라 사적인 자리에서 해달라며 부탁한 적이 있다. 과거 디디에 드로그바 등 선수들은 감독이 쥐어짜면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하곤 했는데, 요즘은 선수들이 좀더 편한 환경에서 최정상에 올라서인지 멘털이나 인성이 과거 같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요즘 선수들은 민감하기 때문에 감독은 그들의 정서를 잘 읽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리뉴 감독은 맨유 시절 윙어인 앙토니 마르시알이나 수비수 루크 쇼, 공격수 마르쿠스 래쉬포드에 대해 비판적이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모리뉴 감독은 2005년 첼시를 이끌면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를 치를 때 징계를 받아 감독 석에 설 수 없었을 때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선수들의 라커룸에 몰래 들어가는 데는 성공했다. 그런데 나올 때가 문제였다. 유럽축구연맹 직원들이 나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장비 담당이 나를 세탁물 통에 집어넣고 빠져나왔다. 숨이 막혀 죽을 뻔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달 모리뉴 감독 경질 이후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대행 체제로 바뀐 맨유는 이날 브라이턴을 2-1로 꺾고 정규리그 6연승을 달렸다. 맨유에 부임하면서 정규리그 6연승을 달린 감독은 솔샤르가 처음이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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