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타이 촌부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19살 이하 여자 챔피언십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헤딩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유소년 머리 보호를 위해 헤딩 훈련을 금지했다. 경기 중에는 허용하지만 최대한 헤딩을 억제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만 6살 이하(U-6)부터 18살 이하(U-18)까지 연령대별 축구훈련에 적용할 새로운 헤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영국의 <비비시>는 “새로운 조처는 글래스고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연구를 보면 축구선수 출신은 일반인보다 뇌관련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3.5배가 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경기 중에는 헤딩을 할 수 있다.
새 가이드라인은 잉글랜드,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축구협회가 공동으로 발표했다. 웨일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 가이드라인은 초등학생 격인 만 11살 이하의 선수들은 훈련 단계부터 아예 헤딩을 할 수 없도록 했다. 12살부터 18살까지는 점차 헤딩 훈련을 늘려나지만, 그것도 최소화시켰다. 가령 12살 선수는 한 달에 한 차례 헤딩 훈련을 할 수 있고, 이때도 최대 다섯 번까지만 헤딩할 수 있다.
또 선수들이 헤딩할 때 사용하는 공은 딱딱하지 않게 축구가 허용하는 가장 낮은 상태의 공기압으로 맞추라고 권고했다.
새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10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연구진이 잉글랜드축구협회와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지원을 받아 축구와 뇌 손상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연구진이 1900∼1976년에 태어난 축구선수들과 23만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선수들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뇌 손상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의 3.5배로 나타났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헤딩과의 인과 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어떠한 잠재적 위험 요소도 줄이기 위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글래스고 대학 연구팀을 이끈 윌리 스튜워트 박사는 “축구 선수의 뇌관련 질병 원인을 알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위험에 적게 노출시키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 “새 가이드라인이 유소년 축구뿐 아니라 더 큰 범위로 확장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거 토트넘 등에서 뛰었던 제이미 오하라는 트위터에서 “헤딩은 축구선수가 되기 위한 기본 요소다. 헤딩하는 게 허용되지 않으면 어떻게 배우겠냐?”라고 썼다고 비비시가 전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