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경기에서 발렌시아와 아탈란타 선수가 텅 빈 관중석을 배경으로 공을 다투고 있다. 발렌시아/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덮칠 기세다. 이탈리아는 리그 일시 중단을 결정했고, 스페인과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무관중 경기가 시작됐다. 잉글랜드까지 여파가 확산되면서 유럽 빅5 축구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외신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12일(한국시각) 예정됐던 2019~2020 정규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의 28라운드 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스널 선수들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정부 지침에 따라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스널 선수들은 지난달 28일 안방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에 1-2로 졌는데, 당시 올림피아코스팀의 구단주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53)가 경기 직후 그라운드에 내려가 아스널 선수들을 만났다. 마리나키스는 11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렸다. 아스널 구단은 “올림피아코스와 대결 뒤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인 이가 없지만 직원과 선수 몇 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리나키스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챔피언십)의 노팅엄 포리스트를 소유하고 있는데, 지난 7일 2만7천여 관중이 들어찬 노팅엄과 밀월의 경기장도 방문했다.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이날 선수, 구단 직원들과 접촉했는데, 챔피언십 사무국은 전체 대상자를 상대로 필요한 검사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의 자가격리가 이뤄질 경우 2부 경기도 파행을 겪을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연기 뒤 “전에는 이탈리아, 지금은 스페인 등에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관중이 없는 데서 경기하기보다는 중단하는 게 낫다. 하지만 정부 지침이라면 무관중 경기라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어리그 리그는 이번 주말 경기를 예정대로 치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다. 비비시는 조만간 무관중 경기 등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 언론도 19일 뮌헨에서 예정된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무관중으로 열릴 것으로 전하고 있다. 또 주말 예정된 도르트문트와 샬케의 분데스리가 경기도 시 정부의 결정에 따라 무관중으로 열린다.
유럽 클럽 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무관중 경기가 확산하고 있다. 11일 스페인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아탈란타의 16강 2차전은 무관중으로 진행됐고 12일 예정된 파리생제르맹-도르트문트의 경기도 무관중으로 열린다.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도 13일 울버햄프턴과의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안방 경기를 관중 없이 치른다.
코로나19 최대 발생지인 이탈리아에 가지 않겠다는 팀도 생겼다. 스페인의 헤타페는 13일 밀라노에서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인터밀란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앙헬 토레스 헤타페 회장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심지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 경기를 져야 한다면 지겠다”고 외신에서 말했다.
앞서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는 4월3일까지 리그를 전면 중단했고, 스페인 프로축구 1·2부도 10일부터 최소 2주 동안 무관중으로 치른다고 밝혔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