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알바로 모라타가 12일(한국시각)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연장 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리버풀/로이터 연합뉴스
정점은 하강을 의미하는가. ‘극강’ 리버풀이 꺾였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이 12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연장전에만 3골을 내주며 2-3으로 졌다. 원정 1차전에서 0-1로 졌던 리버풀은 1·2차전 합계 2-4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2연패 도전도 마감했다. 이번 시즌 각종 트로피를 쓸어담을 것처럼 위세를 떨쳤던 리버풀은 30년 만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타이틀 하나로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의 유럽축구대항전 홈 무패 행진도 25경기(18승7무)에서 끝났다.
반면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AT마드리드는 극적인 승리로 스페인 축구의 저력을 과시했다. AT마드리드는 이날까지 잉글랜드 팀과의 최근 5차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진기록을 썼다. 선수들을 통솔하는 시메오네 감독의 지칠줄 모르는 에너지가 배경이다.
이날 경기에서 리버풀은 전반 43분 알렉스 옥슬레이트-체임벌린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르지니오 베이날둠이 헤더로 마무리해 1·2차전 합계 1-1을 만들었다. 정규 90분까지 균형이 깨지지 않으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들어갔다.
리버풀은 연장 전반 4분 베이날둠의 대각선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머리로 꺾어 1·2차전 합계 2-1로 승기를 잡은 듯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AT마드리드의 역전 드라마가 막을 열었다. 정규경기 후반 디에고 코스타 대신 교체 투입된 마르코스 요렌테가 대역전극의 주인공이었다. 요렌테는 연장 전반 7분 리버풀 골키퍼의 실수가 빌미가 돼 자기에게 연결된 공을 아크 부근에서 절묘한 슛으로 추격골을 넣었다. 요렌테는 연장 전반 추가 시간에도 역습 상황에서 추가골을 터트려 1·2차전 합계 3-2를 만들었다.
두 골 이상을 만들어야 하는 리버풀은 디보크 오리기와 파비뉴, 미나미노 다쿠미를 연달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AT마드리드 수문장 얀 오블락의 ‘선방쇼’에 가로막혔다. 오히려 연장 후반 추가시간 요렌테의 침투패스를 받은 알바로 모라타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았다.
영국의 <비비시>는 “AT마드리드의 얀 오블락 골키퍼와 리버풀의 아드리안 골키퍼가 대조됐다. 리버풀의 알리송 베커 골키퍼가 빠진 상황에서 경기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 영예는 AT마드리드의 얀 오블락이 챙겼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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