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을 치르는 제주 유나이티드 김재봉(왼쪽)과 공격수 주민규의 모습.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가 제주 4·3 희생자를 기리는 특별한 청백전을 치렀다.
제주는 5일 4·3 희생자의 상징인 동백꽃 패치를 달고 청백전을 열었다. 동백꽃은 제주의 아픔을 간직한 꽃으로, 앞서 3일 제주는 도민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전국적으로 4·3을 알리기 위해 4월 한 달간 유니폼에 동백꽃 패치를 부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애초 제주는 공식 경기를 통해 동백꽃 유니폼을 공개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리그가 연기되면서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제주는 고심 끝에 연습경기에 동백꽃 유니폼을 착용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팬들에게 선보이기로 했다.
이날 연습경기에서는 남기일 감독이 먼저 동백꽃 배지를 달고 등장했으며, 코치진도 동백꽃 패치를 부착하고 추모의 뜻에 동참했다. 선수들은 각자 가슴에 동백꽃 패치를 달고 뛰었다.
주장 이창민은 “제주에서 4월에 피는 동백꽃의 의미를 알고 있다. 4·3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큰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안현범은 “동백꽃을 달고 뛰니 조금 더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희생자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동백꽃 유니폼을 입은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모습.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한편 이날 청백전에서는 이창민이 속한 A팀이 2-1 승리를 거뒀다. 이창민을 비롯해 안현범, 주민규, 아길라르 등이 A팀에서 뛰었고 윤보상, 정우재, 공민현, 임찬울 등이 B팀으로 맞섰다. A팀은 경기 초반 주민규의 선제 득점으로 앞서 가던 중 전반 막판 B팀 임덕근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는 듯 했지만, 후반 막판 A팀 아길라르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갈랐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