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스타 웨인 루니(34·더비 카운티)가 선수들 임금 삭감 압박에 발끈했다. 축구선수들만 타겟 삼아 고통분담을 얘기하는 정부나, 30% 삭감안을 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모두 마구잡이식이라는 얘기다.
2부리그 현역인 루니는 5일(현지시각) <선데이타임스> 기고에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삭감 계획은 선수들에게 압박감을 주고 있다. 만약 선수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실제 이유가 고통받는 동료를 위한 것일지라도 (미디어가) ‘부자 선수들이 삭감을 거부했다’는 식으로 문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니의 불만은 정부와 연맹 등의 일 처리 방식에 대한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를 대처하는 정부가 대국민 보고 시간에 축구선수 연봉 삭감 얘기를 왜 꺼낸 것이냐? 국민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는 것 아니냐?”며 매트 핸콕 보건부 장관을 직접 겨냥했다. 핸콕 장관은 지난주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코로나 상황 브리핑 시간에 “축구선수들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며 연봉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프리미어리그 이사회 등이 30% 연봉 감축안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안과 달리 공표하면서 맞장구를 쳤다.
이에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축구선수들이 이미 자신들이 기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논의하고 있고, 또 선수들 연봉의 40% 안팎이 세수로 흡수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선수 급여 삭감이 해법이 될 수 없다며 반박했다. 게리 네빌이나 게리 리네커 등 은퇴한 축구인들도 정부의 방침에 반감을 드러냈다. 리네커는 “부유층에게 요청하는 것은 어떤가? 왜 축구선수만 공격하는가?”라며 반발했다.
부자 구단이 스스로 해법을 찾지 않고, 정부 실업급여 80%와 구단 자체 재원 20%로 직원들의 단기휴직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논란을 빚었다. 토트넘, 리버풀 등의 거대 구단들이 이 대열에 합류해 직원들을 일시 해고하면서 비난을 샀다.
물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2부 챔피언십(EFL)과 내셔널리그를 위해 1억2500만파운드를 지원하기로 했고, 국민보건서비스(NHS)에 2000만파운드를 기부했다.
하지만 루니는 “나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지만 리그 사무국의 발표는 선수들에게 창피를 주려는 것이다. 그들을 코너로 몰고 재정 손실 비용을 책임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6일 코로나19로 인한 수입 감소 등의 위기에도 직원을 해고하지 않기로 했으며 임금도 전원 보장하기로 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또 맨유 선수들은 이달 급여의 30%씩을 갹출해 국민보건서비스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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