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몰리냐가 2011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 문앞으로 코너킥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코너킥 허용에 민감하지 않은 대표적인 지도자다. 수비 시에도 실점률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K리그에서 모리뉴 감독의 판단을 옹호할 자료가 나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래 K리그에서 나온 코너킥 7만3335번을 분석한 결과, 코너킥이 득점으로 연결된 경우는 1063번으로 득점확률은 1.45%에 그쳤다”고 26일 발표했다. 100번을 차면 그 가운데 1.45개가 골문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바늘구멍을 뚫고 득점에 성공할 경우 코너킥은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또 정지된 상태에서 응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전술이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득점확률이 떨어져도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게 코너킥”이라고 말했다.
K리그에서는 김신욱(상하이 선화)이 코너킥 상황에서 머리로만 15골을 올렸고, 은퇴한 김현석(11골)과 우성용(8골)이 뒤따르고 있다. 현역인 양동현(성남)과 이근호(울산)도 7골을 넣었다. 코너킥 득점 유형별로는 헤딩골이 80%(853골)로 가장 많았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간 경우는 21번이었다.
코너킥은 골잡이 못지않게 키커가 중요하다. 2009~2015년 성남과 FC서울에서 활약한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코너킥 도움을 기록해 이 부문 1위(18도움)에 올랐다. 염기훈(수원)은 코너킥으로 17개의 도움을 기록 중이다.
국가 대표로는 하석주와 이천수가 날카로운 키커로 기억되고 있고, 지금은 손흥민(토트넘)과 황인범(밴쿠버)이 거론된다. 과거 일본 대표팀의 나카무라 슌스케도 코너킥의 경지에 오른 선수로 평가 받는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요즘은 골키퍼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등 과거보다 능력치가 커졌고, 수비수들도 신체·전술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어 코너킥으로 득점하기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에 강하게 휘어지는 공을 떨어뜨릴 수 있는 키커를 보유한 팀은 여전히 위협적”이라고 짚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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