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포체티노 감독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포옹하고 있다. 암스테르담/로이터 연합뉴스
손흥민(28)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8) 전 토트넘 감독의 재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사제지간이 아닌 경쟁상대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9일(현지시각)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새 구단주가 차기 사령탑으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원한다. 연봉은 약 1900만파운드(약 288억원)”라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인수를 앞두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오일머니’를 앞세워 뉴캐슬을 잉글랜드는 물론 유럽 최고의 팀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계획의 중심에는 포체티노 감독이 있다. 아르헨티나 출신 포체티노 감독은 1988년 뉴웰스 올드 보이스(아르헨티나)에서 데뷔해 2006년까지 선수로 뛰었다. 스페인 에스파뇰에서 은퇴한 그는 2009년 에스파뇰 감독을 맡았고, 이후 2013년 잉글랜드 사우샘프턴 감독까지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포체티노는 2014년 토트넘 홋스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 시즌 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올려놨다.
빈 살만 왕세자 입장에서는 맡은 팀마다 ‘체질 개선’을 이뤄냈던 포체티노가 매력적인 선택지다. 포체티노는 팀에 새로운 색깔을 입힐 수 있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해 11월 토트넘에서 해임된 뒤 6개월 넘게 무직 상태다. 포체티노 입장에서도 부유한 구단의 지원을 받으며 팀을 리빌딩할 수 있다는 점이 구미가 당길 수 있다. 포체티노는 토트넘 감독 시절 부족한 이적료와 급료예산으로 곤란을 겪었다. 만약 포체티노가 뉴캐슬 감독이 된다면, 손흥민과 상대 팀으로 만나게 된다.
이미 축구계에서 오일머니의 위력은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다. 잉글랜드에서는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더욱이 빈 살만 왕세자의 재산은 부자 구단주로 유명한 맨체스터 시티 만수르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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