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연습경기에서 대전 시티즌의 박용지(가운데)가 청주FC 선수 사이로 돌파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강7중3약. 하지만 변수는 많다.
2020 프로축구 K리그가 8일 저녁 7시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대결로 개막한다. 무관중 경기여서 경기장은 썰렁하겠지만, 코로나19로 유럽이 시즌을 중단한 상황에서 출범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관중 입장을 허용한 뒤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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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수 판도에 영향
K리그 1부 12개 팀의 전력 판도는 지난해 우승팀 전북과 2위 울산의 양강이 건재하고, 2부에서 올라온 광주FC·부산 아이파크에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를 3약으로 분류하는 2강7중3약에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기 수가 줄어들면서 변수가 생겼다. 애초 38라운드에서 27라운드로 경기 숫자가 29% 줄어들면서 중단기전 성격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도 8월 이후로 미뤄졌다.
전북과 울산 등 대형 구단은 두 개의 스쿼드를 돌릴 정도로 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경기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선수 관리가 까다롭게 됐다. 출전 수 결정 등 로테이션 과정에서 문제가 빚어질 수도 있다.
반면 자원이 많지 않은 팀들은 베스트 11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치고 올라갈 수 있다. K리그1 정규리그는 22라운드를 치른 뒤, 1~6위와 7~12위로 구분돼 그룹별 파이널 결정전을 가린다. 하위권으로 분류된 팀도 22라운드 결과에 따라 상위 파이널에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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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무 ‘경계령’
상주 상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역대 어느 해보다 오랜 기간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 전역과 입대로 어수선한 가운데 시즌을 치러야 했던 것과 달리 철저한 통제 아래 팀 조직력을 강화해 왔다. 올 시즌이 끝나면 연고지 이전으로 다시 2부로 내려가야 하지만 문선민, 오세훈, 전세진, 박용우, 문창진, 권경원 등 국가 대표급이 대거 가세했다. 다른 팀들이 상주를 만만히 봤다가는 큰코다치기 쉽다. 역대급 진용을 갖춘 김태완 상주 감독은 벌써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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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리거 이청용에 쏠린 눈
유럽 무대에서 11년간 활약하다 돌아온 빅 리그 출신 이청용(32·울산)이 어떤 기량을 보여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호리호리한 몸으로 요리조리 공을 치고 날렵하게 공격해 들어가던 전성기 때의 모습은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꾸준한 몸 관리와 관록까지 더한 그의 움직임에 상대 선수들은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 패배로 우승컵을 놓쳤던 울산은 이청용이 15년 만의 우승을 이끌 중핵 구실을 해주길 바란다. 훈련장에서도 모범을 보이는 이청용과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김도훈 감독은 지난해 바닥을 친 팀 분위기를 확 바꿨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전체적으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작아지는 상황에서 단기전, 상무라는 변수가 두드러진다.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팀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