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청용을 꼽고 싶다.”
8일 저녁 7시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개막전으로 문을 여는 2020 K리그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유턴파’ 선수들의 역할이다. 검증된 실력에다 코치진과의 호흡으로 각 팀의 중핵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턴파의 면면은 화려하다.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뛰던 이청용(32)과 중동파 미드필더 고명진(32), J리그에서 단련된 중앙 수비수 정승현(26)이 모두 울산 현대에 자리를 잡았고, 득점 기계 아드리아노(33)는 중국 무대와 전북을 거쳐 3년 만에 다시 FC서울로 복귀했다. 김남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성남FC엔 일본파 공격수 양동현(34)이 합류했고, 국가대표 수비수 오반석(32)은 중동과 타이를 거쳐 전북에서 축구화 끈을 묶었다. K리그 2부에서는 전남 드래곤즈의 이종호(28)도 일본에서 돌아왔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워낙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이다. 아직도 K리그에서 보여줄 것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성실파 이청용의 활약이 가장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정상에 도전하는 울산은 모범생 이청용과 역시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고명진이 중원에서 강력한 허리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고명진은 빠른 판단력과 일대일 능력, 시야까지 갖춰 과거 기성용에 버금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적이 있다.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철벽 수비를 구축한 정승현도 공중과 발밑 공 처리에서 노련미가 익어가고 있다.
서울의 아드리아노는 브라질 출신으로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 2014년 대전 시티즌(현 하나시티즌)에서 데뷔한 뒤 이듬해 시즌 중 서울로 이적해 득점 2위(15골)에 오르는 등 뛰어난 득점 감각을 자랑했다. 사령탑과의 궁합에 민감한 그가 최용수 감독의 조련 아래 얼마나 조직적으로 움직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성남에 둥지를 튼 양동현은 최근 2년간 세레소 오사카 등 일본 무대에서 뛰었다. 부산 아이파크와 울산, 포항에서 뛰면서 ‘제2의 황선홍’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남일 감독은 양동현이 골 가뭄을 해소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아랍에미리트와 타이 프로축구에서 뛰다가 전북에 입단한 오반석이 탄탄한 하드웨어로 전북의 수비를 보강한다. 저돌성과 스피드를 갖춰 촉망받았던 이종호도 일본 생활을 접고 2부 전남에 복귀했다. 과거보다 속도감은 떨어지지만, 순간 돌파가 무섭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팀 내 역할과 몸 상태가 중요하다. K리그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7일 “K리그가 유럽의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외에 동유럽 7개국, 아시아의 중국, 홍콩에 이어 호주까지 전 세계 17개국에서 방송된다”고 밝혔다. 전북과 수원의 공식 개막전은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무료로 생중계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