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의 박용우 등 선수들이 지난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강원FC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좋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즐거운 축구라 보면 된다.”
K리그1의 상주 상무가 매서운 화력을 뽐내고 있다. 시즌 개막 울산전 대패로 주춤했지만, 강원FC와 광주FC를 상대로 2연승을 달렸다. 선수들의 이동이 워낙 잦아 조직력이 흔들릴 법도 하지만 김태완 감독의 팀 관리 노하우가 농익었다. 상주 관계자는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맡기고 뭐든지 해보라고 힘을 불어 넣는다. 즐거운 축구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상주의 힘은 중원에서 나온다. 주장 한석종에 더해, 올해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가 가세하면서 허리에서 팀을 잡아주는 힘이 더 붙었다. 공격수 문선민, 수비수 권경원 등 신참들도 폭발적인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다. 8월 전역하는 강상우는 연속골로 탄력을 붙이고 있다.
지난달 선수단 승합차 교통사고로 잠시 이탈했던 21살의 전세진, 김보섭이 복귀하면서 전력 증강 요인이 생겼다. 상주는 이들이 빠지는 바람에 22살 이하 선수 2명 의무출전(선발 1, 후보 1명) 규정을 지키지 못했고, 벌칙으로 16명의 엔트리로 팀을 구성해야 했다. 교체 횟수도 2회로 줄었다. 하지만 이번 주 경기부터는 페널티에서 벗어난다.
물론 연고지 이전으로 내년부터 2부로 내려가야 하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또 8월에 6명이 전역하면서 조직력이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소통능력이 뛰어난 김태완 감독이 선수 교체기마다 팀을 빨리 추스르고 있다.
5월말 상주로 들어오는 박동진(서울), 심상민, 김용환, 허용준(이상 포항) 등 12명의 새로운 선수들이 곧바로 적응하면 전력 보강이 된다. 반면 이들 선수를 상주에 내준 팀들은 전력 약화 요인이 발생한다.
K리그 전체의 재정능력이 떨어지면서 특급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없는 상황도 상주가 펄펄 나는 배경이다. 상주 상무는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들로 충원되는데, 외국인 선수로 인한 팀 간 차별성이 줄어들면서 상주의 경기력이 더 돋보이게 된 것이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상주는 대표급 선수가 아니면 가기 힘든 곳이다. 김태완 감독이 차분하고 성실하게 팀을 만들고 있다. 상주를 만나는 팀은 항상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주는 29일 대구FC와 원정 경기에서 3연승에 도전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