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 위키피디아
개러스 사우스게이트(50)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이 인종차별 상황이 발생하면 경기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지 <더선>은 10일(한국시각)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잉글랜드 대표팀이 축구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종차별 행위에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하면 곧바로 경기장을 떠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열린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 불가리아 원정에서 관중석에서 나온 인종차별 행태로 어려움을 겪었다. 불가리아 홈팬들은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타이런 밍스(애스턴 빌라) 등 흑인 선수들을 향해 ‘원숭이’라고 외치거나 원숭이 소리를 흉내 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주장인 해리 케인(토트넘)이 주심에게 상황을 항의하면서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됐다. 외교적 문제까지 비화될 조짐이 보이자 불가리아 축구협회장과 대표팀 감독이 인종차별 행위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하면 경기장 내 방송 경고, 해당 선수 출전 정지, 경기 중단까지 3단계 과정을 밟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인종차별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경기장을 떠나겠다는 것이다. 이는 유럽축구연맹의 3단계 절차보다 강도가 높은 대응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비비시> 인터뷰에서, “(스털링 등)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들이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털링은 인종차별이 지구상의 유일한 질병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