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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소통하는 정정용 감독,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

등록 2020-06-25 15:55수정 2020-06-25 15:57

[정정용 서울 이랜드 감독 인터뷰]
‘소통 리더십’ 상징 정정용 감독
핵심은 부드러움 아닌 ‘데이터’
합리적 지도로 선수들과 신뢰 쌓아
과정과 결과 모두 잡기 위해 분투
정정용 감독. 서울 이랜드 제공
정정용 감독. 서울 이랜드 제공

정정용(51) 서울 이랜드 감독은 부드럽다. 특유의 대구 사투리에 친근한 미소가 사람을 휘어잡는다. 일부 선수들은 그를 ‘쌤’이라고 부를 정도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두루 거쳤고, 지난해 20살 이하 월드컵에서 준우승하며 소통 리더십의 상징이 됐다. <한겨레>는 최근 서울 잠실에서 정 감독을 만났다.

■ “팬들과 둘러앉아 축구 얘기 하고파”

정 감독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인터뷰 중에도 술술 답을 내놨고, 여러 차례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온라인에서 열린 출정식 때도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했다. 정 감독은 “영국에서는 펍(맥줏집)에 앉아 축구 이야기를 하는데, 저도 동네 아저씨처럼 잘할 자신이 있다”며 웃었다.

이런 친화력으로 그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 시절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했다.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관찰하는 그에게 부모들이 말을 걸어온 것. 정 감독은 “동네 주민”인척 대화를 나눴고, 그의 말솜씨에 빠진 부모들은 선수들의 개인적 이야기까지 털어놨다. 정 감독은 “별별 이야기를 다 들었는데, 이제는 얼굴이 알려져 못 한다”고 아쉬워했다.

■ 소통은 양념, 핵심은 데이터

사실 정 감독의 리더십에는 물음표도 따라온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지만, 냉혹한 프로세계에서도 가능하냐는 것이다. 더욱이 모두가 소통을 말하지만, 정의는 제각각인 상황. 나는 소통이라고 생각하는데, 상대 입장에선 ‘불통’인 경우도 많다.

정정용 감독이 지난달 24일 열린 서울 이랜드와 전남 드래곤즈의 K리그2 경기 하프타임 때 임재훈 코치와 영상 분석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서울 이랜드 제공
정정용 감독이 지난달 24일 열린 서울 이랜드와 전남 드래곤즈의 K리그2 경기 하프타임 때 임재훈 코치와 영상 분석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서울 이랜드 제공

정 감독의 해법은 ‘데이터’다. 어떤 선수가 뛰는 양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면 어떻게 할까? 과거에는 그냥 꾸짖고, 지시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정 감독은 다르다. “선수 입장에선 ‘왜 우리 감독님은 나만 싫어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선수 해봤잖아요.” 그는 감독이 된 뒤 ‘나 때는 말이야…’를 꺼내 드는 대신 ‘역지사지’ 자세를 취했다.

서울 이랜드 선수들은 훈련과 경기 때 지피에스(GPS) 장치를 착용한다. 코치진은 선수들의 뛴 거리, 근육 피로도 등을 측정하고 분석한다. 이런 자료를 보면 선수 스스로 ‘더 뛰어야겠다’고 판단할 수 있다. 세부지시도 일방적으로 내리지 않는다. 영상 분석을 활용해 선수들을 이해시킨다. 정 감독은 하프타임 때도 경기 영상을 선수들과 함께 보며 지시한다. “지도자의 직관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정정용 감독이 타이 전지훈련 연습경기 하프타임 때 선수들과 함께 영상 분석 내용을 보고 있다. 서울 이랜드 제공
정정용 감독이 타이 전지훈련 연습경기 하프타임 때 선수들과 함께 영상 분석 내용을 보고 있다. 서울 이랜드 제공

■ 과정과 결과, ‘두 마리 토끼’ 다 노린다

정 감독의 노력은 팀 분위기에서 드러난다. 서울 이랜드 관계자는 선수들이 “우리 감독님 정말 좋다” “축구를 새로 배우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다. 주장 김민균은 “팀이 하나가 됐다.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랜드 선수들이 13일 열린 K리그2 대전 시티즌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정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이날 서울은 강호 대전을 잡고 시즌 첫 연승을 거뒀다. 서울 이랜드 제공
서울 이랜드 선수들이 13일 열린 K리그2 대전 시티즌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정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이날 서울은 강호 대전을 잡고 시즌 첫 연승을 거뒀다. 서울 이랜드 제공

부담이 없진 않다. 성적을 내야 하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두 시즌 연속 K리그2 꼴찌였던 서울 이랜드는 올 시즌 10개 팀 가운데 7위다. 다소 아쉽지만, 강호 대전 시티즌을 잡는 등 기세가 나쁘지 않다. 정 감독은 “성적 압박은 당연하다. 결과와 함께 우리 팀의 철학과 색깔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정 감독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4위)이다.

인터뷰를 마친 정정용 감독은 “팬들의 많은 비판과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소통왕’다운 마무리였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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