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1일(한국시각) 바르셀로나 캄 노우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킥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FP 연합뉴스
‘명과 암.’
700호 골을 터뜨린 리오넬 메시(33·바르셀로나)는 마냥 즐거울 수 없었다.
메시가 1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 노우에서 열린 2019~2020 프리메라리가 33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홈 경기(2-2 무승부)에서 후반 5분 페널티킥으로 각종 경기 통산 700골 고지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7번째 순위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메시는 경기 뒤 그라운드를 떠날 때 고개를 숙였다. 승점 1밖에 추가하지 못한 바르셀로나(승점 70·21승7무5패)의 리그 타이틀 꿈이 조금 더 멀어졌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특히 최근 두 경기에서 연속 2-2 무승부로 2점만을 챙겼다. 리그 재개 뒤 4연승을 달린 레알 마드리드(승점 71·21승8무3패)가 바르셀로나를 추월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3일 헤타페전에서 5연승을 거두면 격차는 4점으로 벌어진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날의 승자는 바르셀로나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아니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다”라고 썼다.
이날 메시는 세계 최고 선수의 능력을 입증했다. 페널티킥 때 상대를 속이고 가볍게 차는 ‘파넨카 킥’은 보통 선수들은 엄두도 내기 힘들다. 하지만 ‘작은 거인’ 메시는 세계 최강의 얀 오블락(27) 골키퍼를 완전히 속여 골망을 흔들었다.
영국의 <비비시>는 스포츠 통계사이트를 인용해, 이날 메시가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통산 862경기 700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요셉 비칸(805골·오스트리아), 호마리우(772골·브라질), 펠레(767골·브라질), 페렌츠 푸스카스(746골·헝가리), 게르트 뮐러(735골·독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28골·포르투갈)를 쫓고 있다.
2004년 데뷔한 메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40골 이상을 올렸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한 해만 거르고 50골 이상을 작성했다. 2011~2012시즌에는 무려 73골을 기록했다. 800호 골 고지를 향한 행진은 계속된다.
유벤투스에서 뛰는 호날두(35)와의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메시는 호날두보다 늦게 700호 골 고지에 올랐지만, 데뷔 시점 등을 고려하면 더 짧은 시간에 대기록을 작성했다. 메시는 호날두보다 111경기를 적게 뛰고 700골에 이르렀다. 호날두는 이날 세리에A 제노아와의 경기(3-1 승)에서 쐐기골을 터뜨려 3경기 연속골, 리그 24호 골을 작성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세 개의 페널티킥 골과 한 개의 자책골이 나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얀 오블락 골키퍼와 바르셀로나의 테어슈테겐(28)은 이날 두 골씩을 내줬지만, 환상적인 탄력으로 높은 수준의 방어력을 선보였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