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수원-서울 슈퍼매치 열려
‘한때 최고의 더비 매치, 이제 하위권 맞대결.’
오는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0 K리그1 수원 삼성과 FC서울 경기에 대한 평가다. K리그의 전통적 강자인 두 팀 간 대결은 ‘슈퍼매치’로 불리며 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꼽혔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기념비적인 ‘99번째’ 맞대결이지만, 끝없는 부진으로 리그 9위(서울)와 10위(수원) 간 외나무다리 싸움이 됐다. 무대는 초라해졌고, 절박함은 더했다. 특히 최용수 서울 감독과 이임생 수원 감독 입장에선 승리가 더욱 절실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최근 충격의 5연패를 당하며 ‘흑역사’를 썼다. 승강제 도입 뒤, 그리고 22년 만의 첫 5연패다. 지난 27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으며 연패 사슬은 끊었지만, 최하위 팀을 상대한 데다 한골 차 신승이라 뒷맛이 개운치 않다. 서울은 올 시즌 6득점 18실점을 기록, 3승6패(승점 9)로 리그 9위. 총체적 난국이다. 특히 최용수 감독이 야심 차게 준비한 ‘공격적 스리백’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임생 수원 감독도 마찬가지 상황. ‘공격 축구’를 다짐했지만, 수원은 올 시즌 8득점 11실점에 머물러 있다. 먼저 지난 시즌 20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던 공격수 타가트(27)의 부진이 크다. 타가트는 올 시즌 9경기 1골에 그쳤다. 수비는 이적생 도닐 헨리(27)가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버티고 있지만, 결국 후반 막판 헨리가 무너지면서 실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일 수비수 홍철(30)마저 울산 현대로 보내며 팀 분위기도 좋지 않다. 수원은 현재 2승2무5패(승점 8)로 10위다.
두 팀 감독은 이번에야말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슈퍼매치인 만큼 잘 준비해서 서울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이임생 감독은 “오랫동안 서울을 못 이겼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두 팀의 부진 속에 같은 날 열리는 K리그2 서울 이랜드와 수원FC 맞대결이 새로운 ‘서울-수원’ 더비로 관심을 끄는 점도 두 감독에겐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역대 슈퍼매치 성적은 서울이 34승32무32패로 근소한 우위다. 특히 서울은 2015년 4월18일 원정 경기에서 1-5로 패한 뒤로는 16경기 연속 무패(9승7무) 행진 중이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최용수 FC서울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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