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47) FC서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FC서울은 30일 “최용수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차기 감독은 미정”이라고 발표했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축구협회(FA)컵 8강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1-5로 패한 지 하루 만이다. 당시 최용수 감독은 “어떤 변명도 필요 없다. 내가 부족해서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최용수 감독은 2018년 10월 서울 지휘봉을 잡아 1년9개월 간 팀을 이끌었다.
최용수 감독은 올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서울은 현재 3승1무9패(승점 10)로 리그 11위. 서울은 올 시즌 리그에서 10골을 넣고 29골을 내줬다. 득점은 공동 9위에 불과한 데, 실점은 리그에서 가장 많다. 최용수 감독이 “참으로 힘든 시간”이라고 토로한 이유다.
초기에는 선수층 부족이 서울의 부진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최용수 감독의 ‘스리백’ 전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포항(1-3 패, 1-5 패), 전북(1-4 패, 0-3 패), 대구(0-6 패) 등 강팀과 만나 3골 이상을 내주었고, 경기 막판 급격히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29일 경기 때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됐다. 서울은 전반 12분 포항 송민규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31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포항 김광석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전반 33분 서울 정현철이 멋진 헤딩 슈팅으로 곧바로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거기까지였다. 후반 들어 박주영과 조영욱의 공격이 번번이 막혔고, 체력이 빠진 막판에 세 골을 추가로 내줬다.
최근 서울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기성용과 3년6개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기성용을 당장 경기에 내보낼 순 없었다. 부진한 공격진을 메꿔줄 선수 영입이 없었다는 점도 불안 요소였다. 최용수 감독은 포항전 패배 뒤 “경기에서 차이를 가를 수 있는 전방 공격수 부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최용수 감독이 떠난 서울은 오는 1일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는 팬들 앞에서 김남일 감독이 버티고 있는 성남FC와 맞붙는다. 지난 5월엔 서울이 막판 점수를 내주며 0-1로 패했다. 서울이 감독 자진 사퇴라는 시련을 넘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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