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의 골잡이 안병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2의 ‘득점기계’ 안병준(30·수원FC)의 골 행진이 무섭다.
북한 국가대표 출신의 안병준은 2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 원정 경기에서 결승골(3-2)로 득점 선두(16골 4도움) 자리를 더 굳혔다. 득점 2위 안드레(11골·대전)와는 5골차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 터진 결정타여서 더 짜릿했다.
수원FC는 수원시가 지원하는 시민구단으로 1부의 수원 삼성과 다르다. 전용경기장이나 클럽하우스가 없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스타 선수를 영입할 꿈도 꾸지 못한다.
하지만 올해 사령탑으로 데뷔한 김도균 감독 아래 돌풍을 몰아치고 있다. 김호곤 수원FC 단장은 “더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몸값이 높지 않은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 뛰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봉은 안병준. 재일동포 3세 출신으로 북한 대표팀에도 발탁된 적이 있는 안병준은 J리그에서 뛰다가 지난해 수원FC에 입단했다. 1m83의 키에 점프력이 좋은 그는 제공권 능력이 뛰어나고, 발기술도 장착한 최전방 공격수다. 지난 시즌 무릎부상 악화로 후반기를 거의 못 뛰었지만, 재활을 통한 체력보강 뒤 올 시즌 펄펄 날고 있다.
일본어로 소통이 가능한 마사와 호흡을 맞추고, 외국인 선수 라사와의 공격 조합까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수원FC 관계자는 “워낙 가진 게 많은 선수다. 새로운 공격진과 잘 조화되면서 폭발력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전(1-1), 서울 이랜드전(2-0)을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서 연속골(4골) 행진을 펴고 있다. 안병준이 이끈 2연승, 승점 6 선물에 수원FC(승점 32)는 선두 제주(승점 34)를 바짝 쫓고 있다.
서른살 나이가 있지만 북한 대표팀에 호출될 수도 있다. 북한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4위(승점 8)로 2위 한국(승점 8), 선두 투르크메니스탄(승점 9)에 뒤지고 있다. 한국 방문을 포함해 3경기를 남겨둔 북한 입장에서는 안병준의 활용도를 고민할 수도 있다.
수원FC 관계자는 “북한 대표팀이 발탁하면 가겠지만, 지금은 모든 신경을 리그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