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은 마쳤다. 득점포만 남았다.
12일(한국시각) 개막하는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관전 포인트는 손흥민(28·토트넘)의 화력과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의 시즌 구상이 첫손에 꼽힌다. 손흥민은 모리뉴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로 토트넘의 간판이며, 지난 시즌 중간에 부임한 모리뉴 감독 역시 ‘스페셜 원’의 자존심을 회복할 열망에 불탄다. 14일 0시30분에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에버턴과의 첫 경기부터 신경을 집중하는 이유다.
■역대 최고의 몸 상태 손흥민 지난 시즌 팔 골절에서 극복하고 군사훈련까지 이수한 손흥민은 절정의 몸 상태다. 워낙 성실한 몸 관리가 바탕이 돼 있는 데다,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에 소집된 다른 선수들과 달리 A매치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흥민 쪽은 “과거엔 A매치 참가로 인한 장거리 이동 뒤 복귀하면서 개막전을 뛰지 못했던 적도 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했다. 프리시즌 4차례 경기(3승1패)에 모두 출전해 4골을 넣는 등 골 감각도 바짝 끌어올렸다. 주포 해리 케인이 있지만, 지난해 번리전 70m 폭풍질주 뒤 골로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골을 수상한 손흥민의 폭발력이 터져야 토트넘이 치고 나갈 수 있다. 한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에버튼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나폴리에서 브라질 스타 알랑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모리뉴 감독의 ‘스페셜 원’ 열망 지난해 11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경질로 부임한 모리뉴 감독은 시즌 14위의 팀을 6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두 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등 20개의 타이틀을 딴 사령탑으로서 만족할 수는 없다. 올 시즌 ‘톱4’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첼시나 맨유에서 잘렸던 사령탑이라는 인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구단 풍토에서 일단 사우샘프턴의 수비형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크와 울버햄프턴의 오른쪽 풀백 매트 도허티를 영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골키퍼였던 조 하트도 백업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외신은 벤피카로 이적한 중앙 수비수 얀 페르통언의 공백,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인터밀란 이적 뒤 드러난 창조적 플레이의 빈곤함을 여전한 약점으로 꼽고 있다.
■리버풀과 승격팀 리즈의 대결 지난 시즌 우승팀인 위르겐 클롭 감독의 리버풀과 챔피언십(2부) 1위로 승격한 리즈 유나이티드의 13일 1시 30분 개막 대결도 팬들의 눈길을 끈다. 리버풀은 새로운 선수를 거의 영입하지 않은 채 타이틀 방어에 나서고, 16년 만에 승격한 리즈 유나이티드는 패기를 앞세워 이변을 꿈꾼다. RB라이프치히의 티모 베르너, 레버쿠젠의 카이 하베르츠 등 분데스리가의 간판 선수와 아약스의 하킴 지예흐를 영입한 첼시의 광폭 행보도 지켜볼 대목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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