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 유나이티드 경기장과 로고. 뉴캐슬 인스타그램 갈무리
구단 매각이 무산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과 전면전을 시작했다.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뉴캐슬은 9일(한국시각) 성명을 내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소유주·이사진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컨소시엄 인수계획을 거부했다”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소유주·이사진 테스트는 구단주 등의 자격을 평가하는 제도다. 사무국은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승부조작 등을 저지른 이들에 대한 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
뉴캐슬은 구단이 제출한 각종 법적 자료와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무국이 인수 승인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컨소시엄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로부터 독립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사무국은 “인수과정을 자세힌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월만 해도 뉴캐슬은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공공투자펀드(PIF)와 PCP캐피탈 파트너스 등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뉴캐슬을 3억파운드(약 4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공투자펀드의 자본금만 4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슈퍼 구단’ 탄생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꿈은 약 4달 만에 깨졌다. 컨소시엄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인수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경제적 이유지만, 실제론 정치적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컨소시엄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국제앰네스티가 인수 승인 거부를 주장하는 등 여론이 부정적이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반정부 언론인 살해 등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무국 입장에선, 왕세자와 협력하는 듯한 모양새가 부담스러웠다는 해석이다.
2007년부터 구단을 소유한 마이클 애슐리 뉴캐슬 구단주는 지난 3년 간 구단 매각을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더욱 구단 판매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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