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의 주드 벨링엄(가운데)이 15일(한국시각) 독일 뒤스부르크 MSV아레나에서 열린 독일축구협회컵 뒤스부르크 원정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뒤스부르크/AP 연합뉴스
홀란드, 산초에 이어 벨링엄까지?
젊은 선수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또 다른 신성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잉글랜드의 촉망 받는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17). 이미 맹활약 중인 엘링 홀란드(20), 제이든 산초(20)와 함께 도르트문트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꼽힌다.
벨링엄은 15일(한국시각) 독일 뒤스부르크 MSV아레나에서 열린 독일축구협회컵 뒤스부르크(3부리그) 원정 경기에 나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으며 5-0 대승을 이끌었다. 17살 77일. 도르트문트 110년 역사상 최연소 득점 기록이다. 85년 역사의 독일축구협회컵 최연소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도르트문트는 이날 젊은 선수를 대거 선발 명단에 포함했다. 홀란드와 산초를 투톱으로 내세웠고, 클라우디오 레이나(18)와 벨링엄이 중원을 책임졌다. 2000년대생 4명이 선발 명단에 포함된 것. 후반 들어 교체 투입된 헤이니에르 제주스(18)까지 포함하면, 2000년대 출생자 5명이 그라운드를 밟은 셈이다.
이날 도르트문트 데뷔전을 치른 벨링엄은 프로 데뷔 때부터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유망주다. 지난해 8월 만 16살 38일 나이에 버밍엄시티 소속으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경기에 출전한 그는 버밍엄 역사상 최연소 1군 출장 기록을 쓰며 데뷔했다.
이후 독일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벨링엄은 이적료 2600만파운드(약 394억원)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17살’로 불렸다. 버밍엄시티는 단 1시즌을 활약한 그의 등 번호 22번을 영구결번했다. 영구결번이 대개 팀 레전드에게 주어지는 영예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도르트문트는 벨링엄이 홀란드, 산초와 함께 팀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홀란드와 산초는 20살 ‘젊은 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산초는 이날 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본인의 100번째 경기를 자축했다. 100경기 35골 40도움.
도르트문트 제이든 산초가 15일(한국시각) 독일 뒤스부르크 MSV아레나에서 열린 독일축구협회컵 뒤스부르크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잉글랜드 국적 산초에 이어 벨링엄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독일에서의 이른바 ‘브리티시 인베이전’(1960년대 비틀스를 중심으로 영국 록 음악이 유행한 현상)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7년 산초의 도르트문트 데뷔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에 도전한 잉글랜드 선수는 3년간 15명이다. 그 이전에는 55년간 단 7명에 불과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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