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펠리페(가운데)가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성남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승격팀 광주FC가 드라마를 썼다. 2부리그 승격팀의 첫 파이널 A(1∼6위) 진출이다.
올 시즌 K리그1에 올라온 광주는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20 K리그1 정규리그 22라운드 최종전에서 펠리페(28)의 결승골과 두현석(25)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광주는 6승7무9패(승점 25)로 FC서울(승점 25)을 다득점(28 대 19)에서 제치며 파이널A에 안착했다.
이날 승패를 결정한 주인공은 광주의 ‘믿을맨’ 펠리페였다. 팀 내 득점 1위(11골) 펠리페는 전반 12분 상대 수비라인을 돌파한 뒤 침착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성남의 베테랑 수문장 김영광도 손쓸 수 없는 골이었다. 기세를 올린 광주는 후반 28분 두현석의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성남은 나상호와 교체 투입된 양동현 등을 앞세워 광주의 골문을 두드렸으나 역부족이었다.
2부에서 올라온 광주의 힘은 박진섭(43) 감독 아래 구성된 탄탄한 조직력과 활동력. 여기에 지난해 K리그2 득점왕에 올랐던 펠리페가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2부 팀에서 우승해서 올라오는 팀은 결코 약하지 않다. 선수 시절 꾀돌이 별명의 박 감독이 많이 뛰는 축구로 안정된 팀 색깔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광주는 울산 현대, 전북 현대, 상주 상무, 포항 스틸러스, 대구FC 등 파이널 A의 강호들과 돌아오는 주말부터 추가 5라운드 경쟁을 펼친다. 올해는 파이널 A의 최대 5위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만큼 치열한 싸움을 예고한다. 파이널 B(7~12위) 팀들도 5라운드를 다시 펼친다.
강원FC는 수원 삼성과 안방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해 파이널 A에 들지 못했다. 반면 수원의 박건하 신임 감독은 후반 16분 교체투입된 염기훈의 특급 도움주기 2개에 힘입어 데뷔 첫 승리를 거뒀다. 염기훈은 후반 32분 코너킥으로 고승범의 헤딩골, 후반 36분 프리킥으로 한석종의 헤딩골을 엮어내는 디딤돌 구실을 했다.
파이널 A 진출을 노렸던 FC서울은 이날 대구FC와 0-0으로 비겨 파이널 B에 들어갔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서울은 대구를 상대로 승리와 함께 다득점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대구의 단단한 수비에 막혔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20일 K리그1 전적
전북 2-0 부산, 포항 4-3 상주, 강원 1-2 수원, 성남 0-2 광주, 대구 0-0 서울, 인천 0-1 울산
2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경기에서 성남의 김현성(왼쪽)과 광주의 홍정훈이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