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득점왕까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유난히 많은 골이 터지고 있다. 4라운드 38경기를 치르며 모두 144골이 터졌는데, 경기당 평균 3.78골이 터진 셈. 기존 최다 평균 골 기록(2.82골)보다 약 1골이 많아졌다.
늘어난 득점 만큼 득점왕 경쟁에 대한 관심도 이례적으로 뜨겁다. 특히 시즌 초반 최고의 활약을 펼친 손흥민(28·토트넘)의 득점왕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4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했다. 득점 공동 1위. 정규리그 개인 최다골 기록이 14골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다. 통상 공격수 최대 전성기로 꼽히는 20대 후반 나이로, 골 감각에 물이 올랐다. 해리 케인이 리그 도움 1위(6개)를 기록하는 등 특급 도우미로 변신했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적한 왼쪽 수비수 세르히오 레길론이 손흥민의 수비부담을 덜어준 것도 긍정적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28)다. 2018∼2019시즌 22골로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던 살라흐는 올 시즌 4경기 5골로 득점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리버풀 공격의 핵심으로, 부드러운 드리블과 높은 골 결정력이 강점. 리버풀이 애스턴 빌라에 2-7 충격패를 당하는 와중에도 혼자서 2골을 뽑아낸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레스터시티 제이미 바디(33)도 빼놓을 수 없다. 2015∼2016시즌 레스터시티의 우승 드라마를 쓰며 혜성처럼 등장한 바디는 꾸준한 활약으로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23골을 넣으며 4전5기 만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도 차지했다. 바디의 강점은 강팀과 약팀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 올 시즌에도 3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5-2 대승을 이끌었다. 4경기 5골, 공동 3위.
에버턴 도미닉 칼버트르윈(23)도 주목할 만한 경쟁자다. 올 시즌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칼버트르윈은 리그 1라운드 토트넘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은 데 이어 웨스트브롬(3골), 크리스털 팰리스(1골), 브라이튼(1골)을 기록하는 등 리그 4경기 6골을 넣으며 손흥민과 함께 리그 득점 1위에 올라있다. 리그컵 웨스트햄과 경기에서 3골을 넣는 등 올 시즌 해트트릭만 벌써 두 번째다. 매경기 꾸준한 득점이 강점이지만, 아직 장기적인 활약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건 약점이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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