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더블이냐, 양분이냐?
두 개의 타이틀을 노리는 전북 현대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과 하나의 우승컵이라도 챙기려 하는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이 다시 한 번 자존심을 건 싸움을 벌인다. 무대는 4일 저녁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 1차전. 8일 오후 2시 2차전까지 두 차례 대결에서 트로피의 향방이 가려지지만, 1차전을 앞둔 두 사령탑의 목소리에는 결기가 느껴진다.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모라이스 감독은 2일 축구협회컵 화상 미디어데이 회견에서, “특별하게 준비할 건 없다. 2승으로 우승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전북은 정규리그 4연패 기록을 세운 데다, 선수단의 사기도 충천해 자신감이 넘친다. 특히 시즌 두 개의 타이틀을 갖게 된다는 의미의 ‘더블’을 이루고 싶은 욕망이 크다. 조만간 재개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넘보고 있어 이론적으로 트레블까지 가능하다.
모라이스 감독은 조제 모리뉴(현 토트넘 감독)를 보좌하며 2010년 인테르밀란을 트레블로 이끈 적이 있다. 모라이스 감독은 “트레블 노하우는 비밀”이라고 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물러설 수 없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컵도 마지막 경기에서 전북에 내줬고, 올해도 똑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시즌 세 차례 맞대결에서도 모두 패했다. 이젠 갚아야 할 시간이다.
김도훈 감독은 “리그에서 퇴장 징계로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이 돌아온다. 전력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의 자존심도 더 이상의 패배를 용납하지 않을 태세다. 김 감독은 “우린 잃을 게 없다. 이번 시즌 해오면서 좋았던 장면과 내용을 최대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감독은 각각 주니오(울산), 한교원(전북)을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았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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