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 1차전에서 전북의 송범근 선수와 수비수들이 울산의 공중볼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더블이냐, 설욕이냐?
4일 저녁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 1차전. K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는 두번째 트로피(더블)를 노리는 입장이었고, 2년 연속 전북에 막혀 K리그 준우승에 그친 울산 현대는 설욕을 꿈꿨다. 하지만 두 팀이 벌인 90분의 명승부는 1-1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 2차전에서 승패를 가리게 됐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최전방에 구스타보, 바로우, 무릴로, 쿠니모토 등 최강의 외인 선수들을 배치해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전반 7분 쿠니모토, 전반 27분 김보경, 전반 41분 무릴료가 터트린 대포알 슈팅은 모두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울산 선수들이 느낄 압박감은 컸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까지 겹치면서 실점하지 않은 것이 울산으로서는 다행이었다.
전북의 파상공세의 결실은 후반 4분 무릴로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무니모토와 바로우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슈팅 기회를 무릴로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올 시즌 K리그 3차례 맞대결에서 3승을 거둔 전북의 우세가 예측됐다.
하지만 2천여 관중 앞에서 올해 마지막 홈경기를 펼친 울산의 반격도 매서웠다. 선봉은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주니오(26골). 공무원처럼 꾸준히 골을 넣는다고 해 ‘골무원’ 별칭을 얻은 그는 후반 14분 윤빛가람의 침투패스를 받아, 송범근 전북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도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기쁨을 함께 했다. 흐름을 탄 울산은 이동경, 비욘 존슨 등을 앞세운 거센 반격으로 안방 팬들을 기쁘게 했다.
공방은 최종적으로 무승부로 마감됐지만, 전북은 오른쪽 국가대표 수비수 이용이 부상으로 물러나면서 부담을 안게 됐다. 이용은 후반 상대 수비수와 부딪혀 넘어지면서 어깨를 다쳤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축구협회컵 결승 1차전
울산 1-1 전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