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왼쪽)과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 AFP 연합뉴스
유럽 최고의 창과 방패가 맞붙는다. 무대는 유럽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주인공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FC다.
맨시티와 첼시는 오는 30일 새벽 4시(한국시각) 포르투칼 포르투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열리는 2020∼2021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챔스 결승에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맞붙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맨시티를 이끄는 건 ‘결승 전문가’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과르디올라는 사령탑 데뷔 이후 치른 15번의 결승전에서 무려 14승1패를 거뒀다. 승률이 93.3%에 달한다. 2016년 맨시티에 부임한 뒤 치른 5번의 결승전에서는 모두 우승컵을 차지했다. 과르디올라가 우승컵을 놓친 건 10년 전인 2011년 스페인 국왕컵 결승전이 유일하다.
전력 면에서도 맨시티가 앞선다. 맨시티는 올 시즌 리그에서 27승5무6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승점이 86으로,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74)를 크게 따돌렸다.
맨시티의 최대 강점은 역시 가공할만한 공격력이다. 맨시티는 올 시즌 리그에서 83골을 넣으며 득점 1위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개인별 기록에서는 리그 득점 5위 안에 맨시티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올 시즌 맨시티의 득점은 특정 선수에 집중되기보다는 일카이 귄도안(13골), 라힘 스털링(10골), 가브리엘 제주스(9골), 필 포든(9골), 리야드 마흐레즈(9골) 등에게 골고루 분배됐다. 그만큼 공격 루트가 많고, 다양한 전술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올 시즌 맨시티의 유일한 천적이 투헬 감독이 이끄는 첼시였다는 점이다. 지난 1월 투헬 감독 부임 뒤 첼시는 맨시티와 2번 맞붙었는데, 모두 첼시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4월 축구협회(FA)컵 4강에서 첼시가 맨시티를 1-0으로 꺾었고, 5월 열린 리그에서는 맨시티의 안방에서 첼시가 2-1 승리를 거뒀다. 그야말로 맨시티 킬러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첼시가 우리를 두 번 이긴 건 축하한다. (그러나) 우리의 승리를 예상한다. 나는 나와 나의 팀에 큰 신뢰가 있다”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올 시즌 첼시는 강팀을 상대할수록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다. 투헬 감독 부임 뒤 수비가 강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투헬 감독은 첼시 부임 이후 팀 수비진을 스리백으로 운용하며 큰 효과를 봤다. 첼시는 투헬 부임 뒤 리그와 챔스 등에서 치른 29경기에서 단 16골만 내줬다. 무실점 경기도 18번에 이른다. 소위 ‘빅6’와는 6번 맞붙어 4승1무1패를 기록했는데, 실점이 단 2점에 불과하다. 챔스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6강)-FC포르투(8강)-레알 마드리드(4강) 등 강팀을 줄줄이 격파하면서도, 6경기 동안 2실점만 허용하며 짠물 수비를 보여줬다.
과르디올라와 투헬은 챔스 우승컵에 목마르다.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의 챔스 우승을 위해 사령탑에 부임했으나 그간 챔스에서는 유독 부진한 성적을 보여왔다. 투헬 감독은 바로 전 시즌 파리생제르맹(PSG)을 이끌고 챔스 결승에 진출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석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주말 끝내 빅이어를 들 주인공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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