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감독들의 전성시대?
30일(한국시각) 토마스 투헬(48) 첼시 감독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독일 감독들이 주목받고 있다. 2019년부터 최근 3년간 유럽 클럽무대 최고의 영광을 차지한 사령탑이 모두 독일 출신이기 때문이다. 위르겐 클롭(54) 리버풀 감독은 2019년, 한지 플릭(56)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2020년 팀을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플릭 감독은 차기 독일대표팀 사령탑에 내정된 상태다.
마쿠스 한 <한겨레> 통신원은 “독일이 원래 조직축구의 문화다. 유럽 톱 팀의 우수 선수들을 상대로 지도력을 발휘하고, 그들의 능력을 모아내는 데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투헬 첼시 감독의 경우 디테일한 전술 훈련의 대가이기도 한데, 연습 때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요구받은 선수들이 실전에서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도록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독일 클럽들의 코칭 시스템을 독일 지도자 강세의 요인으로 꼽았다. 구단은 유소년 축구 지도자를 1군 감독 못지않게 중시해 육성하며, 이들은 오랜 기간 구단의 철학과 정체성을 몸에 익히면서 1군 감독이 됐을 때 축적된 역량을 꽃피운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는 지도자 교체 때도 나타난다. 시즌 중에 차기 감독을 선임해, 새 감독이 팀을 연구하고 적응할 기회를 돕기도 한다. 율리안 나겔스만(34) 라이프치히 감독은 올 시즌 뒤 바이에른 뮌헨을 지휘하고 있는데, 시즌 중에 이적이 확정됐다. 플릭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6월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 2020)이 끝나면 독일축구대표팀을 맡는다.
‘게겐프레스’(역 압박)를 주창한 랄프 랑닉 전 라이프치히·샬케 감독의 영향력도 독일 출신 지도자들의 성공 배경으로 지목된다. 높은 데서 이뤄지는 공격 압박, 전력 질주, 전면 공격의 방식은 이제 독일식 축구의 전형이 됐다. 스카이스포츠는 “투헬, 클롭, 나겔스만 감독 등 독일이 많은 지도자가 랑닉 감독의 게겐프레스를 모방해 적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쿠스 한은 “독일 언론도 자국 출신 감독들의 유럽 무대 제패에 대해 선수는 아니더라도, 지도자들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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