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체스 멕시코 문지기 /
종료 휘슬이 울리자 멕시코 문지기 오스왈도 산체스(33·과달라하라)는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렸다. 경기 내내 눈부신 선방을 펼치던 강인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동료들은 산체스를 끌어안고 슬픔을 달래줬다.
산체스는 12일(한국시각) 예선 D조 경기에서 이란의 슛을 여러차례 막아내며 팀의 3-1 승리에 밑돌을 놨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 뒤엔 커다란 슬픔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8일 아버지 펠리페 산체스(55)가 아들의 경기를 보려고 독일행을 준비하다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숨진 것. 산체스는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날아가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이틀 전에 다시 대표팀에 합류했다.
컨디션이 정상일리 없었다. 하지만 리카르도 라볼페 감독은 지역예선 12경기에서 5골만 내준 그를 기용했고, 그는 전반 11분 바히드 하셰미안의 슛을 시작으로 이란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산체스는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나는 오늘 경기를 위해 팀에 복귀하고 싶은 열망을 가졌다. 그게 내 꿈이자 아버지의 소망이었다”면서 아버지 영전에 첫 승을 바쳤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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