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토고를 상대로 기분좋은 역전승을 일군 태극전사들이 14일 오후(현지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회복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안정환 박지성 송종국 최진철(왼쪽부터)의 몸푸는 장면을 바라보는 최주영 대표팀 의무팀장(검은옷 입은 이)의 자세가 퍽이나 한가롭다. 레버쿠젠/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16강행 아직은 ‘가시밭길’
출발은 좋다. 하지만 16강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13일 밤(한국시각)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토고에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이어진 경기에서 프랑스와 스위스가 0-0으로 비김에 따라 일단 조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일. 승점을 1점씩밖에 확보하지 못한 프랑스와 스위스가 남은 두 경기에서 총력전으로 펼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G조 변수는 토고=한국과 조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스위스는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하며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으로선 두 팀의 승부에서 승패가 가려지는 것이 좋았다. 어느 팀이건 승점 확보에 실패해야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남은 경기에서 G조의 변수는 토고다. 아직도 내분을 봉합하지 못한 토고가 전패한다면, 한국의 1차전 승리 의미는 반감된다. 그리고 프랑스와 스위스의 무승부는 한국에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한국은 프랑스와 스위스 가운데 어느 한 팀을 반드시 꺾어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두 경기 모두 무승부를 기록한 뒤 골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전열을 가다듬은 토고가 프랑스와 스위스 두 팀 가운데 어느 한 팀과 최소한 무승부라도 올려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럴 경우 한국은 남은 두 경기에서 최소한 승점 2점만 확보해도 16강에 진출한다.
스위스 5명 무더기 경고 ‘부담’=프랑스와 스위스의 맞대결에서 옐로카드가 무려 8장이나 나왔다. 이번 대회 한 경기 최다 기록. 프랑스는 좌우 윙백 에리크 아비달과 윌리 사뇰,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 등 3명이 받았다. 스위스에서는 윙백 뤼도비크 마넁과 필리프 데겐, 미드필더 리카르도 카바나스, 공격수 알렉산더 프라이와 마르코 슈트렐러 등 5명이 줄줄이 경고를 받았다. 모두 팀의 주축이다.
한국으로선 3차전 상대인 스위스 공수의 핵 5명이 경고를 받은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듯하다. 이들이 토고와의 2차전에서 경고를 한차례라도 더 받는다면 한국전에는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한국의 2차전 상대인 프랑스의 지단이나 사뇰, 아비달 등도 3차전을 생각한다면 한국전에서 플레이가 위축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토고와의 경기에서 김영철과 이천수 2명만 경고를 받았다.
프랑스의 5대 약점=한국이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 이긴다면 승점 6점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기 때문에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해야 한다. 그런데 유럽 스포츠전문채널 <유로스포츠>는 프랑스의 약점 5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다섯개의 약점은 플레이메이커 지단과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 ‘중원의 핵’ 파트리크 비에라 등 3명의 부진과 레몽 도메네크 감독의 무능,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불안정한 앙리의 투톱 짝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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