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도 16강 혹은 비기고도 탈락
‘쾰른의 기적’이냐, ‘하노버의 악몽’이냐.
아드보카트호가 16강 진출을 위한 중대 갈림길에 섰다. 24일(한국시각) G조 조별리그 3차전이 동시에 열리는 하노버와 쾰른에는 한국이 스위스에 지고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 ‘기적’과, 무패의 전적으로도 탈락할 수 있는 ‘악몽’ 중 하나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과거 카타르 도하에서 ‘기적’을,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악몽’을 각각 맛봤다.
도하의 기적= 199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는 6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1994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열렸다. 한국은 풀리그로 열린 경기에서 4차전까지 1승2무1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희망은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2골차 이상으로 이기고, 같은 시각 열린 일본-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이란 경기에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중 한 팀이 승리하지 못하는 것. 한국은 북한을 3-0으로 이겼지만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란을 제압했다. 그러나 일본이 종료 직전 이라크에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2-2로 비기는 바람에 한국이 극적으로 본선에 올랐다.
한국은 독일월드컵에서 스위스에 비기거나 지더라도, 같은 시각 쾰른에서 열리는 프랑스-토고전의 결과에 따라 16강에 오를 수 있다. ‘쾰른의 기적’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애들레이드의 악몽= 2000년 시드니올림픽 축구 B조 조별리그가 열린 호주 애들레이드. 한국은 1차전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완패한 뒤 모로코와 칠레를 잇따라 1-0으로 제압하고 2승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페인이 칠레에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칠레 스페인 한국이 나란히 2승1패를 기록했고, 골득실 차에 따라 한국은 승점 6을 따내고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아드보카트호는 현재 역대 월드컵에서 두번째로 높은 승점 4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스위스와 비겨 승점 5(1승2무)를 따내고도 탈락할 수 있다. 프랑스가 토고를 2골차 이상으로 이길 때 생기는 시나리오다. 상상하기도 싫은 ‘하노버의 악몽’인 것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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