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2!”
거스 히딩크 감독의 호주가 한국 축구팬들을 대리만족시켜줄 수 있을까? 호주의 월드컵 사상 첫골과 첫승, 첫 16강 진출을 한꺼번에 안긴 히딩크 감독이 26일 밤 12시(한국시각)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이탈리아와 16강전을 갖는다.
이탈리아와 호주는 이번이 A매치 첫 대결.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차는 분명하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3회 우승과 통산 성적 3위의 ‘영원한 우승후보’. 반면, 호주는 32년만에 두번째 월드컵에 출전한 신출내기다.
이탈리아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체코를 2-0으로 꺾고 조 1위를 확정지은 뒤 “브라질을 피해 다행”이라면서 미소를 머금었다. 호주 정도는 가볍게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호주는 만만히 볼 팀이 아니다”라며 슬쩍 꼬리를 내렸지만, 내심 스위스-우크라이나 승자와 겨룰 8강전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 1실점으로 전통의 ‘카데나치오’(빗장수비)가 건재한데다, 루카 토니(피오렌티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AC밀란) 등 막강공격력까지 갖췄다. 미드필더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의 공수조율도 여전하다.
호주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사기로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스트라이커 마크 비두카(미들스브러)를 비롯해 팀 케이힐(에버튼), 해리 큐얼(리버풀) 등으로 짜여진 날카로운 ‘창’이 이탈리아 ‘방패’를 뚫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새벽 4시 쾰른에서 열리는 스위스-우크라이나의 16강전은 일진일퇴의 공방이 예상된다. 스위스는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과 세트플레이가 뛰어나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안드리 솁첸코(첼시)로 대표되는 공격력이 무섭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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