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토티가 8강전을 결정짓는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후 특이한 골 뒤풀이를 펼치고 있다. 카이저슬라우테른/연합뉴스
이탈리아, 후반 47분 토티 PK골 8강행
히딩크-토티 악연 ‘4년전과는 역전’
히딩크-토티 악연 ‘4년전과는 역전’
히딩크의 마법은 여기까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한국)신화를 이루고, 2006 독일월드컵에선 ‘축구불모지’ 호주를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던 거스 히딩크 호주 감독의 행운이 이탈리아의 빗장수비에 막혀 마침표를 찍었다.
히딩크의 마법에 훼방을 놓은 이는 이탈리아의 파비오 그로소(팔레르모)였다. 그로소는 26일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열린 호주와의 16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이 끝나기 전 기적같은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는 황금같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시키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탈리아는 4년 전 히딩크에게 당한 충격의 패배를 설욕하며 8강에 합류했다.
플레이메이커 토티(AS로마) 대신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유벤투스)를 깜짝 선발로 내세운 이탈리아의 리피 감독은 알베르토 질라르디노(AC밀란)-델피에로-루카 토니(피오렌티나)를 앞세운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1m94의 큰 키를 자랑하는 토니는 전반 33분 골문 앞에서 벼락같은 터닝슛으로 골문을 여는 듯 했지만 호주 문지기 마크 슈워처(미들즈브러)의 선방에 막혔다. 마크 비두카(미들즈브러)를 최전방 원톱에 포진시킨 호주도 이에 질세라 맞불을 놓았지만 촘촘한 이탈리아의 수비라인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팽팽한 저울추는 뜻하지 않은 퇴장으로 호주쪽으로 기울는 듯 했다. 후반 5분 호주의 마르코 브레시아노(파르마)의 돌파를 태클로 저지하던 마르코 마테라치(인테르밀란)가 레드카드를 받으며 퇴장을 당한 것. 그러나 호주는 비두카의 머리를 겨냥한 단조로운 크로스로 일관하며 수적 우위를 이용하지 못했다. 4년전에 이어 또 다시 연장전을 히딩크 감독은 추가시간 3분이 끝나갈 즈음 그로소의 돌파를 저지하던 루커스 닐(블랙번)이 페널티킥 파울을 범하면서 고개를 숙여야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히딩크의 마법같은 용병술도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열진 못했다. 거스 히딩크 호주 감독이 이탈리아와의 경기 도중 작전구상을 하고 있다. 카이저슬라우테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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