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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눈 손자병법’의 눈물

등록 2006-07-06 18:35수정 2006-07-06 22:39

축구도 한사람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법일까? 월드컵 본선 12연승을 달리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 그가 6일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 진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뮌헨/(AFP=연합)
축구도 한사람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법일까? 월드컵 본선 12연승을 달리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 그가 6일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 진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뮌헨/(AFP=연합)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 월드컵 2연패 좌절
‘빅 필’(Big Phil·스콜라리 감독의 별명)이 결국 주저 앉았다.

월드컵 본선 12연승을 질주하며 포르투갈을 40년 만에 독일월드컵 4강에 올려놓았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58) 감독. 그의 거침없는 질주가 아트사커에 막혀 멈춰버렸다. 동시에 그의 월드컵 2연패, 첫 외국인 감독 챔피언의 꿈도 사라졌다. 경기 내내 앉아 있지 못하고 열정적으로 선수들에게 소리치던 그는 후반 32분 루이스 피구의 헤딩슛이 프랑스 골문을 아쉽게 벗어나자 고개를 숙이며 허탈해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조국 브라질에 우승컵을 안긴 뒤 곧바로 포르투갈대표팀을 떠안는 모험을 감행한 스콜라리였다. 당시 포르투갈은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능력에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등 부침을 거듭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강한 규율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승부근성으로 무장시키며 새로운 포르투갈 팀을 만들어냈다. 대회 도중 주전을 절반 가까이 바꿔 버리는 강력한 추진력과 적절한 때 선수교체를 시도하는 판단력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결국 포르투갈은 유로 2004 준우승을 차지하며 유럽축구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독일월드컵에선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병법서인 ‘손자병법’을 응용한 전략이 화제가 됐다. 은 4일 “‘손자병법이 전략을 구상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해 왔던 그가 ‘전쟁은 속임수다’, ‘백성(선수)과 군주(감독)는 일심동체를 이뤄야 한다’ 등의 구절을 축구에 원용했다”고 보도했다.

언제나 쉼없이 선수들을 다그치던 스콜라리였지만 이날만은 눈물을 보였다. 4강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역사를 바꾸고 싶다”며 “한계를 뛰어넘자”고 선수들을 격려한 그였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등 허탈해 하는 선수들을 한명씩 껴안았다. 인터뷰에서 그는 “프랑스는 우리보다 더 잘하지 않았으며 대등한 경기였다”며 “우리 선수들은 훌륭했다. 그들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승리할 자격이 충분하다”며 프랑스를 축하하기도 한 그는 또 다른 역사를 만들기 위해 조용히 경기장을 떠났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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