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를 잡아라
2006 독일월드컵 특수를 노린 마케팅 열기는 특히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가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전·현직 사령탑을 이번 월드컵 마케팅의 ‘투톱’으로 내세웠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었던 명장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나란히 광고모델로 앞세워,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감독의 강력한 지도력과 세계적인 명성이 초일류를 추구하는 삼성의 명품 이미지와 잘 맞아, 독일 월드컵의 광고 모델로 전격 발탁했다”고 말했다. 광고제작을 맡은 제일기획 쪽은 “두 감독의 개성있는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르면 2월 방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두 감독을 연상케하는 특별제품을 만들어 출시하고, 팬 사인회 등 투톱 모델을 활용한 대대적인 판촉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엘지전자는 일찌감치 각국 대표팀 후원과 대형텔레비전을 공항 길목마다 설치하는 방식으로 월드컵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유럽의 관문이자 월드컵을 앞두고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전역에 42인치 피디피 텔레비전 110대를 설치해 간접광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엘지전자는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대표팀과 유로2004 우승국인 그리스대표팀을 비롯해 헝가리, 러시아, 이라크 등 6개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 2004~2005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깜짝 이변을 일으킨 영국의 명문구단 ‘리버풀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과 프랑스리그에서 4년 연속 우승한 ‘올랭피크 리옹’ 등 각국 유명 프로팀 7개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엘지는 특히 지난 1월 독일대표팀과 2년간의 후원계약을 맺었는데, 개최국 팀인데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어 홍보효과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16일 아드보카트 감독과 핌 베어백 수석코치 등과 8월까지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 또 월드컵 기념 신용카드를 출시하고, 월드컵 후원업체들과 제휴를 통한 공동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현대카드 쪽은 “독일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는 2002년 월드컵 때의 20조원대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월드컵특수 노리기는 중소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MP3 플레이어 전문업체인 엠피오는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리보르노 카리코의 주전공격수 파비오 가란트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고 현지언론에도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 우중구 엠피오 사장은 “독일월드컵 열기로 유럽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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