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극마크 달게 된 무명 장학영 한달에 80만원 받고 연습생으로 들어온 성남 일화의 장학영 선수가 내년 장기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하는 3기 아드보카트호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아 `연습생 신화%!^a를 이뤄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울산에서 열린 피스컵코리아축구 성남일화-올림피크리옹과의 경기에서 장학영이 히카르도에 앞서 볼을 걷어내고 있는 모습. (서울=연합뉴스)
선수단 경쟁 분위기, 위축 겨냥한 고도의 용병술
‘제2의 이을용’ ‘제2의 이영표’를 꿈꾸는 장학영(25·성남). 1m70의 단신 미드필더로 이번에 처음 국가대표가 된 장학영은 지난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첫 평가전에서 선발기용됐으나 허둥대며 실수를 연발, 후반에 교체됐다. 아무리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국내 케이(K) 리그를 돌아보며 발굴한 ’숨은진주’라는 말을 듣는 장학영일지라도 그리스전에 또 투입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 내용 이후 그는 더이상 평가전에서 필드를 밟지 못할 것이라고 최악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아드보카드 감독은 한국 축구팬들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시 장학영을 그리스전 후반에 불러냈다. 장학영은 자신에 대한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후반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결정적 슛 찬스를 스스로 만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장학영의 기용은 아드보카트 감독의 치밀한 용병술의 하나라고 평가한다. 우선 장학영 같은 새내기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만약 한 경기에 실수한 새내기를 더이상 기용하지 않고 내쳐 버리면 다른 새내기들의 심리와 경기 모습은 위축되기 십상이다. 첫 데뷔전에 만족한 경기 모습을 보일 선수는 드물 것이다. 비록 실수를 하더라고 기회를 더 주는 포용력있는 감독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이왕 그런 모습을 보이려면 바로 다음 경기에 재기용하는 것이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첫 평가전 끝난뒤 “공이 나에게 오는 것이 두려웠다”고 솔직하게 말했던 장학영으로서도 자신감을 찾으며 앞으로의 경기에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펼칠 것이다. 6주간 해외를 돌며 합숙훈련을 하는 대표팀은 한 선수라도 심리적으로 처진 모습을 보이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위축되기 마련이다. 장학영의 재기용은 기존 선수들이 분발할 수 있는 역할도 한다. 첫 무대에 허둥대는 새내기라도 앞으로 8차례의 평가전에 또다시 기용되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 자리잡으면 그들과 경쟁하는 기존 선수들도 더욱 긴장하기 마련이다. 결국 장학영의 재기용은 본인을 비롯한 새내기들에게 감동과 격려를 선사하며 내부적으로 선의의 경쟁을 불붙이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주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리야드/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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