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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 ‘바가지 금메달’ 장급여관 1박에 100만원

등록 2006-02-20 15:38수정 2006-02-20 15:42

 제20회 겨울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토리노는 명문 프로축구팀 유벤투스의 연고지다. 메인미디어센터(MMC)와 올림픽 선수촌으로 쓰고 있는 건물은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의 옛 공장 건물을 재활용했다.

토리노 시내는 유서 깊고 아름다운 장소가 많다. ‘토리노 성당’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장사지낼 때 입혔다는 성의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산 카를로, 카스텔로 광장 등에서는 각종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가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공업도시 토리노는 1980년대 이후 쇠락의 길을 걸으며 실업자가 넘쳐났다. 피아트 공장도 국외로 이전한지 오래다. 예술의 혼은 살아있을망정 당장 빵이 없는 토리노 시민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몫 단단히 잡으려는 듯하다. 가까이는 밀라노·로마에서부터 멀게는 동아시아와 북유럽, 북미 등에서 온 수십만 관광객은 말 그대로 ‘봉’이다.

바가지 상흔은 상상을 넘어선다. 대회 개막 전부터 천정부지로 치솟던 숙박료는 이제 절정에 이르렀다. 별 3개짜리 호텔 숙박료는 무려 853유로(약 100만원)에 이른다. 시설은 한국의 장급 여관만도 못하다. 방에 냉장고도 없고 화장실에는 욕조도 없다. 공동화장실을 써야 하는, 한국의 여인숙같은 숙소가 하루에 170유로(약 19만원)나 된다.

택시는 탔다 하면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20유로(약 2만4천원)를 훌쩍 넘는다. 콜택시를 부르면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미터기를 꺾는다. 경기장 안에서는 스넥바의 빵 하나가 5유로(약 6천원), 종이컵에 담긴 커피 한잔이 3.5유로(약 4200원)다. 메인미디어센터의 인터넷 요금(아이디 판매)은 일주일에 30유로(약 3만6천원) 하더니, 이제는 한달 150유로(약 18만원)를 달란다. 대회가 열흘도 남지 않았지만 막무가내 한달짜리만 판다.

토리노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130억 유로(약 15조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돈벌이가 잘됐다고 성공한 올림픽은 아니다. 세계인은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가슴에 남을 감동을 기대하고 있다. 개막식에서 보여준 이탈리아의 격조높은 예술처럼 말이다.

토리노/<한겨레> 스포츠팀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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