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이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롤랑가르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라파엘 나달(36·스페인)이 숙적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와 59번째 대결에서 승리하며 2년 만의 프랑스오픈 제패에 한발 다가섰다.
나달(세계 5위)은 지난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1위 조코비치를 3-1(6:2/4:6/6:2/7:6)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세계 테니스팬의 이목을 끌었던 둘의 승부는 현지 기준 화요일 밤부터 수요일 새벽 1시까지 4시간11분 만에 결판났다.
지난해 준결승서 조코비치에 패하며 ‘흙신’의 자존심을 구겼던 나달은 완벽한 설욕에 성공하며 왕의 귀환에 초석을 놨다. 나달은 유일한 클레이코트 그랜드슬램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만 109승3패, 2005년 이후 17번 치러진 대회에서 1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3번의 패배 중 2번이 조코비치에게 당한 패배다.
이번 승리를 통해 나달은 조코비치와 통산 상대전적을 29승30패로 좁혔고 14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컵은 물론, 22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20개에 머물러 있는 현역 테니스 ‘빅3’ 맞수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40·스위스)를 따돌릴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조코비치가 백신 미접종 문제로 뛰지 못한 지난 호주 오픈을 우승한 것이 컸다.
세르비아의 노바크 조코비치가 31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르스에서 나달과 경기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 나달은 17번의 브레이킹포인트(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따내는 점수) 중 7개를 가져왔고 자신이 서비스 게임을 내줄 뻔한 12번의 위기에서는 4번밖에 지지 않았다. 4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의 프랑스 오픈 11연승 행진도 멈춰 서게 됐다.
승리 후 나달은 “조코비치는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를 상대하는 방법은 첫 번째 포인트부터 마지막 포인트까지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며 부딪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러므로 오늘은 내게 기대 이상의 마법 같은 밤이다”라고 감격을 표했다.
나달은 오는 3일 준결승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25·독일)를 만난다. 세계 3위 즈베레프는 같은 날 치러진 8강전에서 신성 카를로스 알카레스(19·스페인)를 꺾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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