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우-‘신산농구’ 겉돌아, 김동광-외국인 카드 골치, 김태환-‘믿는 도끼들’ 부상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50대 감독 ‘트로이카’가 동반위기에 빠졌다.
신선우(50) 창원 엘지(LG), 김동광(53) 안양 케이티앤지(KT&G), 김태환(56) 서울 에스케이(SK) 등 세 감독이 장본인. 이들은 팀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바늘방석’에 앉은 형국이다.
국내 프로농구 최초의 300승 금자탑에 빛나는 ‘신산’ 신선우 감독은 최근 4연패를 당하며 명성에 균열이 생겼다. 엘지는 23승25패로 남은 6경기 중 5승 이상을 거둬야 플레이오프 진출에 희망이 생긴다. 신 감독은 케이씨씨(KCC·전신 현대 포함)에서만 9시즌을 보내면서 우승 3차례 준우승 2차례를 일군 뒤, 이번 시즌 프로농구 최고액 연봉을 받고 팀을 옮겼다. 하지만 시즌 내내 ‘신산 농구’를 팀에 완전히 이식하지 못한 채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 감독과 함께 프로농구 원년 사령탑인 김동광 감독은 이번 시즌 유난히 선수 ‘복’이 없었다. 김 감독은 2000~2001 시즌 삼성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지난 시즌 프로농구 역대 최다인 15연승을 올린 명장.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가이 루커→허브 레미쟈나→안토니오 키칭스로 이어지는 잦은 외국인 선수 교체와 양희승 김성철 등 주포들의 부상으로 팀이 가지고 있는 최고기량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나마 팀이 최근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한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1년 만에 프로 사령탑에 복귀한 김태환 감독은 부상 복병에 발목이 잡혔다. 김 감독은 ‘잡초’ 근성으로 아마농구를 평정한 뒤, 2000년 프로무대에 뛰어들어 창원 엘지를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용장. 하지만 시즌 초반 ‘믿는 도끼’ 게이브 미나케가 부상으로 한국을 떠났고, ‘히든카드’로 영입한 방성윤마저 어깨부상으로 전력에 보탬을 주지 못했다. 23승26패로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겨야 6강에 오를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벼랑 끝에 몰린 이들 세 명장이 역전 카운트펀치를 날리고 팀을 수렁에서 건져낼지, 정규리그 막판 최대 볼거리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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