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3점슛
오리온스 6강 보증수표
오리온스 6강 보증수표
대구 오리온스 오용준(26·193㎝)의 별명은 ‘오대규’다. 탤런트 오대규를 쏙 빼닮았다고 해서 휘문고 시절 동료들이 붙여줬다. 그가 이번 시즌 ‘얼굴값’을 하며 팀을 6강 플레이오프에 성큼 다가서게 했다.
‘6강 진출 결정전’으로 불린 22일 안양 케이티앤지와의 원정경기는 오용준의 진가를 확인한 경기였다. 김진 오리온스 감독은 이날 김병철(33·185㎝) 대신 ‘식스맨’ 오용준을 스타팅으로 출전시켰다. 김병철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케이티앤지의 ‘장신 쌍포’ 양희승(32·195㎝)과 김성철(30·194㎝)을 수비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김 감독의 작전은 기막히게 적중했다. 오용준은 양희승을 3·4쿼터 3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해결사 노릇을 했다. 40분간 풀타임으로 뛰며 3점슛 4개를 포함해 18득점, 5튄공잡기, 2도움주기로 김 감독을 웃음짓게 했다. 특히 2쿼터에서만 3점슛 3개를 꽂으며 팽팽하던 승부에 균열을 냈다.
오용준은 외곽슛 능력만큼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대학 3학년 때인 2001년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51점을 몰아넣은 일은 아직도 고려대 농구부의 ‘전설’로 남아 있다. 지난 18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는 3점슛을 무려 9개나 꽂으며 31득점을 몰아넣어 프로 데뷔 이후 최다득점했다.
2003년 드래프트 10순위로 오리온스에 지명된 그는 프로 첫해인 2003~2004 시즌 28경기에 출전했지만, 경기당 평균 2.8득점, 0.7튄공, 0.3도움주기에 그쳤다. 게다가 시즌이 끝날 무렵 오른발목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수술대에 오르는 아픔도 겪었다. 지난 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1년간 꼬박 재활훈련에 매달린 뒤 올 시즌 다시 코트에 나섰으며, 48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7.2득점, 1.8튄공잡기, 0.7도움주기로 일취월장했다.
오용준은 “몸무게가 6㎏ 가량 빠져 몸이 가볍다”며 “플레이오프 같은 큰 경기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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