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서 한번 공격으로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점수는 4점. 3점슛 성공과 동시에 상대파울을 얻어 추가 자유투를 넣으면 가능하다. 3점 뒤진 상황에서 경기종료 직전에 역전 ‘4점슛’을 넣으면 얼마나 짜릿할까?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가 전주 케이씨씨(KCC) 추승균의 손 끝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케이씨씨와 부산 케이티에프(KTF)의 2005~2006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 종료 15.7초를 남기고 74-77로 3점 뒤진 케이씨씨의 마지막 공격. 종료 3.2초 전 추승균이 다급하게 던진 슛이 백보드를 맞고 거짓말처럼 그물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순간, 케이티에프 김도수의 파울이 선언됐고, 추승균은 추가 자유투마저 넣어 ‘역전 4점슛’의 주인공이 됐다. 추승균은 아내가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어 기쁨 두배였다.
케이씨씨는 78-77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라 7일부터 정규리그 우승팀 울산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갖는다. 정규리그 맞전적은 케이씨씨의 4승2패 우세.
케이씨씨 아써 롱(15점)은 ‘흥행’을, ‘이성균(이상민-조성원-추승균) 트리오’는 승리를 책임졌다. 롱은 1쿼터 덩크슛 4개를 꽂아넣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2쿼터 중반 4반칙에 걸린 게 옥에 티. 케이씨씨는 4쿼터 초반까지 13점을 앞섰으나, 결국 롱이 4쿼터 5분6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당하면서 68-69로 역전을 허용했다.
케이티에프는 케이씨씨를 68점에 묶어두고 연속 14득점했고, 송영진(21점)-신기성(15점)의 연속 3점포로 종료 2분40초전 5점을 앞서 승부를 3차전으로 끌고 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성균’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더는 도망가지 못했고, 결국 추승균(19점)의 ‘한방’으로 무너졌다.
전주/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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