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의 아써 롱(가운데)이 9일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비스 수비를 뚫고 훅슛을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이성균 트리오’ 펄펄 모비스에 설욕
노장은 두번 지지 않는다.
허재 감독은 경기 전 “1차전에서 지고난 뒤 고참들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말했고, 이 말은 코트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전주 케이씨씨(KCC)가 만원 관중(7054명) 앞에서 패기의 울산 모비스에 85-77로 시원한 설욕전을 펼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9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5~2006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 케이씨씨 노장들은 1차전과 달리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흘린 공을 잡으려고 몸을 던졌다. 공격에서는 주전 5명이 3점슛 13개를 고루 터뜨렸다.
1차전에서 5득점으로 부진했던 조성원은 3점슛 4개 포함 18득점을 올렸고, 역시 1차전 4득점에 그쳤던 이상민도 8득점 10도움 4튄공잡기로 힘을 보탰다. 추승균은 4쿼터 3점차로 쫓기던 종료 2분16초 전 천금같은 골밑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조성원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사상 첫 3점슛 200개(203개)도 돌파했다.
케이씨씨는 1쿼터에서만 8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2쿼터에서는 제이슨 클락을 앞선에 세우는 모비스의 변형수비에 고전했다. 전반 점수는 47-42로 모비스의 우세. 허재 감독은 하프타임 때 “순리대로 경기를 풀라”며 선수들을 다독거렸다. 마음을 가다듬은 케이씨씨 선수들은 승부처인 3쿼터에서 상대를 11점에 묶었다. 그 사이 아써 롱(21점·9튄공)은 엉거주춤 쏜 3점슛 2개 등 3쿼터에서만 13득점을 올리며 역전승의 밑돌을 놓았다. 4쿼터에서는 찰스 민렌드(26점 9튄공)가 10점을 넣으며 승리를 지켰다.
모비스는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15점 8도움 4튄공 4가로채기)의 눈부신 활약으로 7개월 만에 가족과 상봉한 ‘기러기 아빠’ 유재학 감독에게 2연승의 선물을 안기려 했지만, 케이씨씨 ‘노장투혼’에 막혔다. 케이씨씨는 정규리그 때 모비스를 상대로 3전승을 거둔 안방 전주에서 11일과 13일 3·4차전을 갖는다.
울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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