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로 300야드를 넘는 비거리를 기록하는 ‘장타소녀’ 미셸 위(17·나이키골프). 그런 그도 골프공보다 더 큰 야구공을 어쩌지는 못했다.
30일 프로야구 에스케이-두산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구장. 한국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 출전을 위해 방한한 미셸 위가 타격시범을 보였다. 1m83의 장신인 미셸 위는 흰색 에스케이 유니폼에, 파72 코스에서 홀당 버디 1개씩을 잡은 스코어 ‘54’를 등번호로 달고 아버지 위병욱(46)씨, 어머니 서현경(40)씨와 함께 예정보다 40분 가량 늦은 오후 1시50분께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애초 시구자로 초청된 미셸 위였지만, 직접 타격을 해보고 싶다는 본인의 요청으로 타격시범을 보였다.
그러나 미셸 위의 ‘지각’으로 예정됐던 타격지도는 취소됐다. 대신 미셸 위는 에스케이 주장 김재현이 토스해준 공을 치는 연습타격만 했다. 그는 연습타격에서 연신 헛스윙을 하다가 마지막 6구째를 방망이 중심에 힘겹게 맞췄다. 이어 배트 박스에 들어서 최태원 코치가 던져준 10여개의 배팅볼도 대부분 헛스윙하거나 빗맞히다가 9구째 가서야 최 코치의 글러브를 맞히는 날카로운 타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외야 ‘페어웨이’까지 날아간 타구가 없어, 역시 정지된 공을 칠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미셸 위는 “4살 때 야구를 해봤는데, 타격은 재미있었지만 생각보다 힘들었다”며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문학구장에는 한국시리즈 취재를 방불케하는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고, 휴일을 맞아 야구장을 찾은 1만9천여 관중들도 미셸 위의 타격시범에 즐거워했다.
인천/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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