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배 2006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 국민은행 대 삼성생명의 4차전 경기에서 국민은행 김나연(오른쪽)이 삼성생명 변연하를 제치며 골밑돌파를 하고 있다. 2006.7.26 (천안=연합뉴스)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국민은행 삼성생명 꺾고 2승 2패
국민은행 삼성생명 꺾고 2승 2패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천안 국민은행이 용인 삼성생명을 꺾고 2승2패를 기록하며 승부를 종착역으로 몰고간 데는 ‘장외 3점슛 여왕’ 김나연(27·사진)의 몫이 컸다.
김나연은 이날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며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올려 팀 승리에 한몫 단단히 했다. 국민은행의 주득점원인 ‘더블 포스트’ 정선민(19점)과 마리아 스테파노바(17점)에 이어 팀내 3번째로 많은 득점이다.
김나연은 1쿼터 종료 27초전 19-8로 달아나는 3점포와 2쿼터 들어서자마자 벼락같은 3점슛으로 상대의 기를 완전히 꺾어놨다. 3쿼터에서는 번개같은 속공까지 성공시켰다.
김나연은 특히 52-32로 무려 20점 차까지 앞서다가 삼성생명의 불같은 추격으로 52-42, 10점 차로 쫓기던 3쿼터 종료 23초전에도 천금같은 3점포를 추가했다. 외곽슛이 터지지 않아 답답해 하던 최병식 감독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국민은행은 4쿼터에서 무려 8분동안 무득점에 그치며 55-55 동점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3쿼터 막판 김나연의 3점포가 터지지 않았다면 역전당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김나연은 “우리 팀 포스트가 강해 마음 편히 자신있게 던졌다. 운 좋게 슛 기회가 많이 났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그의 활약은 수비에서 더욱 빛났다. 까다로운 변연하를 마크하느라 파울이 많았고, 4쿼터 들어서는 다리에 쥐가 나는 통증까지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코트를 누볐다. 그리고 경기 종료 33초를 남기고 5반칙으로 물러날 때까지 모든 힘을 코트에 쏟아붓고 당당하게 퇴장했다.
김나연에게 이번 챔피언 결정전은 남다른 감회가 있다. 지난해 여름리그에서 안산 신한은행 소속으로 챔피언에 올랐지만, 그는 주연이 아니었다. 인천 인성여고 시절 고교랭킹 1위로 1998년 실업팀 선경증권에 입단한 뒤 99년 국민은행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유달리 트레이드를 많이 당해 마음고생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 1월 슈터 부재에 시달리던 친정 국민은행으로 옮긴 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는 “슛 기회가 나면 과감히 던지겠다. 코트에서 쓰러진다는 각오로 5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팀 동료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천안/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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