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농구단 ‘고원지대’ 태백서 전지훈련
“헉! 헉!”
“조금만 더 힘을 내!”
태풍의 끝자락이 지나가던 지난 21일 강원도 태백 함백산(1573m) 중턱.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 선수들의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김준 트레이너는 뒤처진 선수들을 독려하기에 바쁘다.
선수들이 날마다 오르는 곳은 악명높은 함백산 크로스컨트리 코스. 총 7.4㎞의 심한 경사길로 이뤄져 있다. 아직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하은주만이 걷는 훈련으로 대신하고 있고, 나머지 선수들은 뛰어서 오른다. 출발지에서 포장길로 이어진 2㎞만 올라도 선수들은 이미 가쁜 숨을 내쉰다. 산길로 접어든 뒤에는 3~4㎞ 가량 경사가 더욱 심해지고, 산을 벗어나면 마지막 ‘지옥의 코스’가 눈앞에 펼쳐진다. 경사도가 무려 50도는 됨직한 가파른 아스팔트길. 선수들은 뛰는 것은 거의 포기하고 어그적거리며 걷다시피 힘겹게 발을 뗀다. ‘많이 힘드냐’고 묻자, 선수진 한채진 등 대부분 선수들은 한결같이 말할 힘도 없다는 듯 손사레를 쳤다.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다섯인 ‘미시가드’ 전주원 플레잉코치가 새파란 후배들을 물리치고 선두로 들어왔다. 5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위성우 코치는 “체력을 안배하는 요령이 있기 때문”이라고 칭찬했다.
종착지인 태릉선수촌 태백분촌에 다다른 선수들은 한결같이 큰 대자로 뻗어버린다. 선수들의 표정은 잔뜩 일그러졌다. ‘죽음의 레이스’에다가 함백산 중턱에 부는 찬바람까지 곁들여져 몸이 절로 오싹해진다. 한참이 지나서야 선수들은 정신이 드는 듯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신한은행은 전지훈련지로 올해 처음 태백을 택했다. 지난 14일부터 2주 일정이다. 이영주 감독은 “하도 좋다고들 해서 한번 와봤다”면서 “좋긴 좋다”고 웃어보였다.
올 여름에만 프로농구 전주 케이씨씨(KCC)와 원주 동부, 복싱 국가대표팀 등이 태백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케이씨씨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이고, 동부는 4년 연속 태백을 찾았다. 지난 봄 태백에서 체력을 다졌던 여자프로농구 부천 신세계도 이곳을 곧 다시 찾을 계획이다.
해발 600m의 고지대에 자리한 태백은 체력훈련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서늘한 날씨 때문에 여름 전지훈련지로 제격이다. 이영주 감독은 “산과 하늘밖에 보이지 않아 선수들이 잡념도 떨쳐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여름나기는 고통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훈련을 끝낸 뒤 땀방울을 씻어주는 한줄기 바람에 선수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웃음꽃이 피었다. 태백/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해발 600m의 고지대에 자리한 태백은 체력훈련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서늘한 날씨 때문에 여름 전지훈련지로 제격이다. 이영주 감독은 “산과 하늘밖에 보이지 않아 선수들이 잡념도 떨쳐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여름나기는 고통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훈련을 끝낸 뒤 땀방울을 씻어주는 한줄기 바람에 선수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웃음꽃이 피었다. 태백/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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