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래의 전주원, 변연하~.”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전용체육관.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의 합숙초청을 받은 동일전산고와 동주여상 농구선수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7일부터 11일까지 모두 4차례 이런 행사를 벌이고 있다. 한 번에 여고팀 3팀씩 모두 12팀을 초청했다. 국내 23개 여고팀 가운데 절반 가량이 참가한 셈이다. 선수들은 “프로팀 언니들과 직접 생활하고 경기를 가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같은 시간, 태릉선수촌 농구장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훈련 중인 국가대표 여자팀이 꼬마 관중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진고와 연습경기를 했다. 꼬마손님들은 지난달 28일 장충체육관에서 개막한 제1회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배 어린이농구대찬치에 참가한 초등학교 14개팀 여자선수들이다. 어린이들은 경기가 끝난 뒤 국가대표 언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선물도 한아름씩 받았다. 삼삼오오 모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사인도 받았다. 이명호 여자농구연맹 사무국장은 “드리블을 기가 막히게 잘 하는 선수도 있고, 1m70이 넘는 장신선수도 많다”면서 웃음지었다.
승리지상주의→외국선수 의존→국내 토대 외면의 악순환에 빠진 국내 프로스포츠 판에서 오랜 만에 보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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