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기대회에만 채택된 이색종목 카바디. 인도에서 유래된 경기로 술래잡기와 피구 및 격투기를 합쳐놓은 듯한 경기다. 공격하는 사람, 즉 레이더가 수비진을 터치하고 자기진영으로 돌아오게 되면 득점이 된다. 각팀은 7명이며 전·후반으로 나눠 진행된다. 사진은 3일 밤(한국시각) 도하 아스파이어홀에서 열린 인도와 일본의 경기. 도하/연합뉴스
한국 세팍타크로 여성선수 1호 박금덕
발·머리로 공 넘겨 득점…메달 가능성
발·머리로 공 넘겨 득점…메달 가능성
변방 스포츠 2제 /
박금덕(25·경북도청·사진). 고교 1학년 때 체육선생님이 합성 플라스틱 공을 가져와 한번 차보라고 권했다. 제기차기는 자신있던 그는 제법 공을 찼다고 한다. 선생님이 불러 ‘세팍타크로’를 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게 무슨 운동인지 전혀 몰랐죠.” 부모님을 이해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학교에 오시라고 해서 이게 도대체 어떤 운동인지 비디오를 보여드렸다니까요.” 그는 1997년 경북 선화여고 세팍타크로팀 창단멤버가 됐다. 한국 1호 여성선수다. 89년 마산제일여고에 세팍타크로팀이 생긴 적이 있지만, 당시 등나무였던 공을 머리로 받느라고 학생들의 이마에 물혹이 생기자 학부모들이 반발해 바로 해체됐다.
박금덕도 초반엔 고생이 심했다. “하루에 수천번씩 공을 양발로 차는 훈련을 했어요. 양발에 멍이 들고…. 이마도 피멍이 들다가 나중엔 작은 구멍이 나기도 했죠.” 같은 해 창단된 마산 한일여상 선수들과 함께 그는 1999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당시 체육선생님이 핸드볼 선수 출신의 현 김형산 여자대표팀 감독이다.
박금덕은 지난 2일 타이와 세팍타크로 ‘팀이벤트’ 1차전을 벌였다. 발이나 머리로 차서 세번 안에 공을 넘기는 세팍타크로는 타이와 말레이시아가 종주국. ‘세팍’은 말레이시아말로 ‘차다’는 뜻이고, ‘타크로’는 타이말로 공을 말한다. 팀이벤트는 21점 2세트인 1레구(Regu)를 세번 하는 경기. 각 레구마다 3명씩 최소 9명 출전이 규정이다.
하지만 대한체육회가 선수 8명만 도하 경비를 지원한다고 해서 출전을 못할 뻔 했다. 결국 나머지 선수들과 코치는 세팍타크로협회 자체 비용으로 출전할 수 밖에 없었다. 2002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박금덕은 타이와의 1차전에서 0-3으로 졌지만, 메달획득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남들과 다른 운동을 하니 오히려 재미있어요. 네트 위에서 발로 쉽게 상상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할 때 기분이 아주 좋아요.”
도하/글·사진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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