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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도하] “개혁 또 개혁”…왕실, 도하를 깨우다

등록 2006-12-04 20:02수정 2006-12-05 09:59

지난 2일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이 열린 할리파 스타디움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 카타르 국왕(오른쪽)과 왕세자이자 대회조직위원장인 탐밈 빈 하마드 알사니의 얼굴이 화면에 비치고 있다. 도하/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지난 2일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이 열린 할리파 스타디움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 카타르 국왕(오른쪽)과 왕세자이자 대회조직위원장인 탐밈 빈 하마드 알사니의 얼굴이 화면에 비치고 있다. 도하/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국왕은 ‘보신주의’ 뒤집고
왕비는 남녀 차별 부수고…

배부른 ‘석유 왕국’ 넘어
금융·의료 중심 도약 야심

송호진 기자의 여기는 도하

1995년. 국왕이 스위스로 여름휴가를 간 사이, 왕세자가 ‘난’을 일으켜 새 국왕이 됐다. 카타르인들도 처음엔 아들의 행동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금은? <알자지라> 공보담당 모하메드 하이도우스는 “국민의 10% 정도가 국왕의 개혁을 두려워할 뿐, 나머지는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하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카타르의 빗장을 연 열쇠는 무엇일까?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52) 국왕. 그는 펑펑 솟는 천연가스와 원유로 ‘잘 먹고 잘 살자’는 부친의 ‘보신주의’를 거부했다. 국왕은 2000년 지방의회선거를 처음 실시했다.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줬다. 내년 봄엔 역사적인 총선도 실시한다. 도하에 대규모 금융센터를 지어 외국의 돈을 끌어들이고 있다. 자유무역지대도 만들었다. 이곳에선 외국인이 땅도 소유하게 했다. 가스산업 공장에 미국의 ‘엑슨모빌’ 자본을 받아들였다. 도둑질하면 손을 자르는 등의 종교법을 휘두른 종교법원을 일반법원 속으로 편입시키는 사법개혁도 단행했다.

국왕의 두번째 왕비인 셰이카 무자 빈트 나세르. 비왕족 출신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 보수 종교세력의 적이 될 정도로 카타르의 금기를 부수는 핵심인물이다. 그는 2003년 도하에 ‘교육시티’를 완공했다. 텍사스 공과대, 코넬 의대 등 해외 유명대학 단과대의 분교를 설치해 해당 대학교수를 초빙했다. ‘오일달러’로 배부른 젊은이들이 배워야 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게 왕비의 생각이다. 그는 여성에게도 교육기회를 줘 노동참여를 늘렸다. 과거엔 카타르 출신 여성이 남성과 함께 일할 수 없었다. 여성의 자가운전도 허용했다. 이혼 위자료도 없이 쫓겨났던 여성을 구제하기 위한 가정법원을 올해 세운 것도 그의 작품이다. 보건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도하에 ‘메디컬시티’도 세울 계획이다.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이 모두 병원으로 바뀐다. 그는 이미 카타르인들이 많이 앓는 당뇨병을 잡기 위해 해외 유명의사들을 데려와 당뇨연구센터도 열었다.

두번째 왕비의 둘째 아들인 세이흐 탐밈 빈 하마드 알사니(26). 영국 군사학교를 나왔다. 똑똑해 첫번째 왕비의 아들 2명과 친형을 제치고 지난해 왕세자로 책봉됐다. 도하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가 주요행사에 벌써 국왕 대신 나오고 있다. 구경석 주 카타르대사관 참사관은 “현 국왕보다 더 개혁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의 개방이 현 국왕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왕실이 깨어나니, 이슬람 왕국 도하가 눈을 떴다. 인구 80만명 남짓 도하의 변화는 개혁에 주춤한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도하/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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